운조루 공식 홈페이지, 운조루닷컴!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등록
커뮤니티
홈지기 소개
전체방문 : 15,631,419
오늘방문 : 794
어제방문 :
전체글등록 : 6,504
오늘글등록 : 1
전체답변글 : 162
댓글및쪽글 : 3706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이금영
작성일 2009-02-25 (수) 16:07
ㆍ추천: 0  ㆍ조회: 2194      
완산칠봉의 봄



완산칠봉의 봄
전주안골복지관 수필창작반 이금영


완산칠봉의 봄은 매화에서 오는 듯하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매화나무가지에 봉긋봉긋 솟아오른 매화 꽃망울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직은 찬 기운이 몰아치는 세상을 따뜻한 봄기운으로 다독거리고 있다. 매화를 보면 계절의 순환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의 나무들은 나목의 형태로 서있는데 양지쪽 언덕에 그리 많지 않은 매화가 길을 따라 서있어 등산객들을 맞아준다. 봄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화는 홀로 그 여린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얼었던 대동강 강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나서인지 봄바람이 상큼하고, 오늘따라 햇빛이 따사롭다. 우리 곁에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매화는 겨울의 끝자락에 먼저 피는 꽃이다. 잔설 속에서 꽃망울을 피어내기에 설중매(雪中梅)라 했다. 매화는 강인함과 청초한 모습 그리고 그 고고한 자태와 그윽한 향기로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어 삶의 희망과 의욕을 북돋아주는 전령사다. 아직 매화향기는 풍겨오지 않지만 움츠렸던 겨울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며 봄을 맞이하자고 속삭이고 있다.

완산칠봉은 7개의 봉우리로 이어져 있으며 그 정상인 장군봉에는 팔각정이 있다. 우리 동네 앞산에 있고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자주 오르곤 한다. 내가 오르는 길은 1봉 도화봉과 2봉 매화봉 사이에서 시작하여 등산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코 끝에 솔내음이 스친다.

누군가가 보고 싶고 그리워질 때면 나는 이곳을 찾는다. 지금은 소나무만 푸른색을 띄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상수리나무, 도토리나무들도 새싹이 보일 것이다. 나는 그 나무들과 얘기를 나누노라면 마음이 신선해지고 편안해진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식물들도 어쩌면 인간의 삶과 비슷하다.
숲속에서 살아남고자 작은 나무들은 키 큰 나무들 속에 섞여서 고생들을 한다. 키가 커야만 되는 나무를 보면 인간의 무한경쟁이나 다를 바 없다.

인간이나 식물이나 모습과 형태는 달라도 세상에 태어 날 때는 개성에 따라 그 쓰임이 있으리라. 골짜기마다 여러 개의 봉우리가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오르는 길이 험하다 싶으면 평지가 있다. 금사봉으로 오르는 길이 조금 가파르다 싶은데 잠시 고개를 돌리면 옆으로 휘돌아가는 평탄한 길이 있다.
봉우리마다 그 이름도 기이한 금사봉, 모란봉, 목단봉, 선인봉 등 다양하다. 그다지 건강치 못한 내 무릎으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어 무척 마음에 드는 곳이다. 날아다니는 새도 제 집이 좋다는데 이렇게 좋은 곳에 내 둥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인가.

완산칠봉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만든 것인지 고개마다 시화를 걸어 두어 심심찮게 읽을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은 피부를 간질인다. 오르막길을 올라온 탓으로 콩콩 뛰는 가슴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그늘지고 비탈진 곳에는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도 희끗희끗 잔설로 남아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겨울은 봄의 화신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넉넉함도 보여주고 있다.

선인봉은 선인이 노니는 봉우리다. 아침햇살이 찬란히 비추어 소나무들이 더욱 짙푸르다. 따뜻한 햇볕이 비추어주니 추위에 지친 나목들도 물이 오른다. 선인봉에 올라서면 전주 시내의 모든 경관을 볼 수 있고 석양에는 벽골제 너머 지평선으로 기우는 황홀한 낙조를 바라볼 수 있다. 때로는 선인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한참씩 쉬어가곤 한다.

팔각정에서 작은 체육공원으로 내려서면 각종 운동기구들이 있어 간단한 몸 풀기를 할 수 있다. 완산칠봉에서 유일하게 자동차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동학군 전주입성 기념비'가 우람하게 서 있다. 1894년 1월에 고부에서 시작한 농민봉기는 3월에 무장, 흥덕, 4월에 전주시내에 진격하여 전봉준이 이끄는 민군이 완산칠봉과 용머리 고개에 진을 친 뒤 신묘한 전략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전주에 입성하여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 동학농민군과 경군이 이곳에서 일대 격전을 벌였는데 이 전투는 동학농민군이 남문을 통해 미전교(현 전주교)를 건너 남북으로 나누어 완산 주봉의 경군을 공격하였고, 농민군이 서문과 북문으로 나와 완산의 최고봉 유연대 일대의 경군 진지를 공격하였다. 그러나 5월 3일 전투에서 다수의 농민군과 용장들이 전사하고 농민들은 후퇴하였다.

동학혁명은 봉건주의를 타파하고 외세에 맞서 민족을 지키고자 했었다. 또 동학혁명은 자주적 근대화의 여명을 여는 민중의 봉기였다. 이곳 완산칠봉에는 그 기념비가 세워져 역사의 현장으로 남아있다. 1991년 8월에 <동학혁명 전주기념사업회>가 이곳에 농민군의 전주입성을 기념하는 비를 세웠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않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 새야 새야 파랑새야/ 전주 고부 녹두새야~~

민중해방의 선구자 전봉준장군을 상기하면 봉건주의와 외세를 저지하려는 동학농민혁명으로 기억하며 녹두장군과 녹두꽃, 청포장수로 의인화해서 부른 그 노래는 영원히 후손들에게 전해져 오고 있다.

완산칠봉엔 여러 갈래의 등산길이 있는데 정혜사 뒤쪽의 능선에는 금사봉의 도량 천에 사는 금송아지와 옥녀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전해 오고 있다. 도량의 동천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면 안 된다는 천상의 계율을 잊고 옥녀봉에서 부르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넋을 잃고 옥녀를 따라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받아 화석으로 변하였다는 금송아지 바위가 넓은 황소의 잔등처럼 남아있어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해준다.

이곳은 후백제의 도읍지이며 조선왕조의 근원지다. 전주 남쪽에 위치한 이 산은 예부터 고을을 보호하는 지맥을 가지고 있다하여 인위적으로 산의 형세를 훼손하면 큰 재난을 겪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장군봉을 중심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는 전나무와 삼나무는 그 수령이 100여년에 이르며 정상인 장군봉 팔각정에 서서 한 바퀴 돌아보면 동서남북으로 전주시가지와 건지산, 치명자산, 고덕산, 모악산과 저 멀리 김제평야를 한 눈에 볼 수도 있다.

전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완산칠봉은 천년고도 전주와 함께 이어 온 명산이며 완산의 지맥이 호남평야로까지 흐르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리 집과 가까이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완산칠봉에 봄기운이 가득하면 매화 향기의 대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2009. 2. 14.)



  0
3500
-->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우리시대의 천사들 이윤상 2009-03-02 2938
졸업의 계절에는 정장영 2009-03-02 2239
사는 동안에는 조규열 2009-03-01 2217
만남 한일신 2009-03-01 2082
명동의 기적 김금례 2009-03-01 2016
보릿고개 김세명 2009-02-28 2235
고향집 임종우 2009-02-26 2495
노래방과 삶 김상권 2009-02-26 2771
병아리와 감자 순 공순혜 2009-02-25 2273
어머니의 소원 강대행 2009-02-25 2113
완산칠봉의 봄 이금영 2009-02-25 2194
등단 축하 이의 2009-02-24 2135
드디어 100명 돌파 이의 2009-02-24 1785
큰 별이 지다(2) 이의 2009-02-24 2033
아들이 뭐길래 구미영 2009-02-23 2055
진정한 자유 조규열 2009-02-22 2076
새싹들의 희망 김금례 2009-02-22 2496
기린봉을 바라보며 조규열 2009-02-22 2288
당항포 공룡과 함께 [12] 서상옥 2009-02-22 7601
'감사합니다'란 인사말을 남기고 떠나신 어른신 김길남 2009-02-21 2382
1,,,201202203204205206207208209210,,,222
운조루 10대 정신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103 ,061-781-2644,
*이길순 (류홍수 어머니) : 010-8904-2644, *류정수 : 010-9177-7705연락처(클릭!)
*사이트 관리: 유종안 010-7223-1691 yujongan@daum.net
Copyright (c) 2008 운조루 http://unjoru.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