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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09-02-21 (토) 15:53
ㆍ추천: 0  ㆍ조회: 2382      
'감사합니다'란 인사말을 남기고 떠나신 어른신
'고맙습니다'란 인사를 남기고 떠나신 어른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야간반  김길남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제일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분, 가난하고 핍박 받는 이웃에게 애정을 쏟았던 어른, 유신독재에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으신 큰어른이 계셨으니 바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시다.

우리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빛과 희망이 되셨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2009년 2월 16일 18시 36분 하느님 나라로 가셨다. 1922년 5월 8일 대구에서 태어나셨으니 88세다.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지만 그분의 서거에 마음으로부터 울어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우리 국민들도 모두 같았던지 추모객이 너무 많아 5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참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5일간 참배한 조문객이 40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다. 왜 그렇게 추모행렬이 이어졌을까? 그것은 그분의 삶이 항상 우리 곁에 있었기 때문이이리라.

스테파노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으로 임명 받은 뒤 교회의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고 하셨다. 봉사하는 교회, 역사적 현실에 동참하는 교회를 만들어 우리와 가까워지려고 했다. 핍박 받고 가난한 이웃에게 애정을 쏟았다. 독재와 불평등이 극에 달했던 무서운 시절에 대통령을 방문하여 직언을 하였다. 민주화운동을 도와 명동성당이 그 산실이 되도록 했다. 우리 역사의 물줄기를 바르게 흐르도록 하였다.

그분은 소탈하고 서민적이었다. 아무나 가까이할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어디서나 잘 어울리고 유행가도 같이 부르는 서민들의 친구였다. 어린이와 장난도 치고 농담도 곧 잘 하는 할아버지였다. 성자와 같은 인자한 분이었다. 범접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는 분이 이웃집 할아버지 같다니, 이 분과 같이 한 세상을 살았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추기경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가진 것은 모두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는 입양기관을 찾아 돌잔치를 베풀어 주었고, 철거민을 찾아 위로하며, 쫓겨난 노점상 상인들을 방문하였다. 장애인을 돕고, 양로원에 자주 들르는 등 어려운 이웃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남은 게 눈이라며 각막까지 주셨다. 마지막 갈 때는 묵주 하나만 들고 빈손으로 가셨다.

교황장으로 거행한 장례식에는 많은 신도와 국민이 나와 마지막 떠나는 추기경님을 눈물로 작별했다. 본인의 뜻에 따라 전통과 조화를 이루어 간소하게 장례식을 올렸다. 용인 천주교사제묘역에 안장하였다. 하늘도 가시는 님을 서러워했던지 비까지 내렸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라 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 맨손으로 와서 한평생 살다가 갈 때는 또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은 사람도 갈 때는 빈손이고, 다리 밑에서 빌어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도 빈손으로 가는 것은 같다. 다만 이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베풀었으며, 무엇을 남기고 가느냐가 다를 뿐이다. 자기 욕심만 부리고 부정으로 남의 것을 빼앗아 부자가 된 사람은 더러운 이름을 남기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은 없으나 정직하게 살다 간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추앙을 받는다. 그러니 스테파노 추기경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베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추기경은 마지막에 "고맙습니다."란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한마디에 얼마나 깊은 뜻이 들어 있을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하느님 말씀대로 국민과 더불어 살다 가는 것이 고맙다는 뜻도 있고, 우리 국민들에게 늘 감사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도 있다고 본다. "내 탓이요. 내가 잘 못 했소. 용서해 주어 고맙소." 하며 살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나라가 어려운 고비를 맞을 때마다 한마디씩 하여 민족의 갈 길을 열어주셨던 큰 어른이 가셨으니 우리는 이제 누구의 말씀을 들어야 할 것인가. 민주화의 대로가 어두워져 가는 이 때 후원자를 잃었으니 어이할꼬. 민족의 촛불이요 등불이었던 분을 잃었으니 앞길이 어둡기만 하다. 따뜻한 손길이 기다려지지만 이제 다시는 만날 길도 없다.

늘 많은 짐을 지고 살다 가셨으니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하늘에서나마 우리나라를 굽어보시고 어려울 때마다 지혜를 주소서. 많은 은총을 내리셔서 하루 속히 통일이 이루어지고, 행복한 복지국가가 되도록 보살펴 주옵소서. 삼가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명복을 빕니다.
                         (2009.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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