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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인순
작성일 2008-10-24 (금) 07:45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651      
운전과 글쓰기
운전과 글쓰기
                             행촌수필문학회 김 인 순




자동차로 움직이는 일상의 편리를 이따금씩 체험하는 단계다. 도로 주행연수를 마치고 나서도 집 앞 통로에 주차된 자동차가 짐스러웠던 때를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수필반 강의실을 드나들던 몇 년 전의 모습이 그랬을 것 같다. 육아(育兒)로 소비한 시간을 만회하려면 어디든 정신을 집중할 곳이 필요했다. 이미 많은 강좌들이 조기에 등록을 마감했고 새 학기까지는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처지다보니 선택의 폭은 좁을 수밖에. 교양과목 듣는 셈치고 부담 없이 두드렸던 수필반에서 내가 내 발등을 찧을 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십여 번의 다짐으로 운전석에 오르고 목적지를 거쳐 집으로 돌아왔던 날은 꼼짝없이 누워서 이틀을 앓았다. 운전이 그랬듯이 글쓰기 역시 녹녹치만은 않음을 실감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만 갔다. 문학기행, 평생교육원 행사, 송년 수필의 밤. 간절히 기원했던 시내버스의 노선조정이 없이 새해가 밝았고, 옛날처럼 출근을 해야 했다. 앞 차의 꽁무니만 따르다 바뀐 신호에 진땀을 빼고, 미적거리다 차선을 바꾸지 못해 쩔쩔맸던 게 어찌 한두 번이겠는가? 울려대는 경적 소리에 차라리 울고 싶었던 적이 그 얼마던가. 형편없던 내 글을 대하며 낯 뜨거웠던 때와 무엇이 다르랴.

운행 노선에 변고(變故)라도 생기는 날은 어김없이 근육통을 앓았다. 길눈마저 밝지 못한 처지다보니 오직 그 길이어야만 했고, 자동차 말고는 어찌해 볼 수도 없었던 까닭에 온 몸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학기를 마치고 나자 주변강좌로 방향을 트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글쓰기 외에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 처지로 새로 맞은 인연들과 함께 여전히 같은 강의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운전이 익숙해졌을 법한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로 불려 다니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길로의 운행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 누구도 조바심 나는 속내를 대신해 주지 않으리란 생각에서 나의 의지는 확고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한 번 강의실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막다른 단계까지는 밟아야 될 것 같았다. 설령 그것이 글쓰기와는 담을 쌓는 일이 될지라도.

운전, 그것이 결국은 극심한 기계치인 나를 시험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대는 부담 없는 연식(年食)의 자동차라는 사실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홀가분할 수 있었다. 남들이 6개월 걸려 해 내는 일을 2년여에 거쳐 해냈다고 해서 주눅이 들어 지낼 생각은 없다. 지금도 운전석에 앉으면 습관처럼 깊은 숨을 몰아쉰다. 여유를 즐기듯 느긋하게 하는 운전은 남의 일일 뿐이다. 해를 넘기는 이력이 쌓여 아쉬운 대로 이정표를 볼 줄 알고 기분 내키면 이따금씩 가까운 교외로 나들이를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그 사이 어줍잖은 글로 등단도 했으나 여전히 낯선 길로 들어선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비좁은 주차장에서 그것도 한 손으로 핸들을 돌려가며 여유롭게 주차를 해대는 사람, 엉킨 실타래 같은 길을 아무렇지 않게 유유히 빠져나가는 베테랑 운전자 같은 선배 문인들을 뵐 때마다 그저 존경스럽단 생각뿐이다. 몇 가지 되지 않는 주차방법도 가까스로 터득한 처지다보니 어떤 주제의 글도 막힘없이 써내려간 글들을 대하다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요즈음 내 행선지는 완산칠봉을 서북쪽으로 감아 돌다 빠르게 방향 전환하는 곳이다. 산자락이 도로 주변까지 늘어선 곳이다 보니 가을볕에 그을린 단풍이 유달리 고와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착이 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휘감은 핸들을 풀어 곧게 나가다 다시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급히 감아 나가는 굽이진 길, 운행을 할 때마다 적절한 힘의 안배(按配)가 필요하고 다소의 긴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묘한 쾌감이 느껴지는 길이라는 점에서다. 그 길을 지나다 보면, 운전이 내게 꼭 필요했던 행위였듯이 몇 자의 글귀에도 혼을 담는 일이 내게 천직처럼 와 닿았으면 좋겠다는 알 수 없는 염원이 인다. 그 염원이 잠깐사이에 불 일듯 일어나 낙엽처럼 사라지는 일이 된다 할 지라도 오늘도 나는 그 길을 돌아 일터를 가려한다. 꿈꾸는 자의 염원이 오늘은 은행나무의 노란 빛깔만큼 익어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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