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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정영권
작성일 2008-10-16 (목) 16:49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876      
가을 시름
가 을  시 름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수요반 / 정 영 권



  가을은 단풍으로 왔다가 낙엽으로 떠난다. 그래서 가을을 일러 낭만의 계절이라고 한다. 또 가을은 여름을 태우고 서늘한 기운을 몰고 와 독서하기에 좋다하여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생태적인 면에서 보면, 봄날 생동하는 대지에 뿌린 씨앗이 자라, 여름에 장맛비와 뜨거운 태양이 녹아들어 열매를 맺고, 가을철 바삭바삭한 햇볕에 익어 영글면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다. 또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며 풍요를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즈음 가을은 그러한 감상을 거스르지 않는가 하는 느낌이 든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때문인지, 여름에 밀려 가을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는 듯하다. 절기는 가을인데 날씨는 여름이요, 가뭄이 심한데다, 태풍조차 오지 않으니 생물들이 몸살을 앓는다. 나무는 단풍이 들어야하는데 날씨는 덥고 수분이 부족하여 제대로 잎이 물들지 못하고 시름시름 오므라지기도 한다. 채소는 지성으로 돌보지 않으면 잘 자라지 못하고 겨우 버티는 정도다. 오죽하면 고구마가 희한하게도 보랏빛 나팔꽃과 비슷한 꽃을 피웠겠는가?
식물들은 환경이 열악하여 위기감을 느끼면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더더욱 꽃을 피우고 열매를 터트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아름다운 고구마 꽃은 차라리 애처롭게 보인다. 심지어 습기를 유지하려고 땅속에 숨어 살던 지렁이 같은 미물마저 성질이 급한 놈은 참다못해 행여나 하고 땅위로 올라왔다가 말라 죽기도 한다.

 사람들의 한숨에서도 동식물들만큼이나 고단함이 묻어난다. 핵가족시대에 접어든 데다 경로사상(敬老思想)도 희미해져 노인들은 외로움에 눈물짓는다. 이 가을처럼 자기 생(生)도 사그라지는 것 같아 서글플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괜찮은가? 생존경쟁보다 못하지 않은 치열한 입시전쟁에 내몰려 심신마저 지쳐있다. 졸업장이 실업증명서가 되다시피 했고,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취업전선에서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노인과 청소년 사이에 낀 중장년층 대다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실직자들의 고달픔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나이 들어 직장에서 내몰려야할 처지에 놓인 이들의 암담함은 오죽 하랴! 일은 하지만 남는지 모자라는지도 모르고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는 서민들의 근심 또한 어떠한가?
 환란으로 IMF 구제 금융을 받아 위기를 모면하고 경제가 제 자리를 잡아가는가했는데 십여 년 만에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환율은 치솟으며, 금리는 올라가고, 소비는 위축되며, 실직자는 늘고, 취업은 어려워서 먹구름이 끼었다. 무자년(戊子年) 가을의 이 시름은 언제까지 이렇듯 하염없이 깊어만 갈 것인가?

 사시순환의 섭리에 따라 봄이 오면 여름을 거쳐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간다. 색(色)으로 봄은 푸르(靑)게, 여름은 빨갛(赤)게, 가을은 하얗(白)게, 겨울은 검(黑)게 표현한다고 한다. 또한 기(氣)로는 봄은 원(元), 여름은 형(亨), 가을은 이(利), 겨울은 정(貞)으로 친다고도 하는데…….
가을을 어이 백(白)이며 이(利)로 보았을까? 시각적으로는 가을에 모든 곡식을 거두고 나무가 옷을 벗으니 산야가 비었대서, 아니면 가을 하늘이 맑고 드높대서 백(白)인가? 우리를 감싸고 있는 기운으로는 그동안 심고 가꾸었던 작물을 거두어들인대서, 그리고 그 수확으로 풍요롭대서 이(利)인가? 사유가 얕아 잘은 모르겠으나 대충 어림잡아 헤아려 본다. 겨울을 상징하는 흑<玄>과 정(貞)은 새로운 순환을 위해 오롯이 새 틀을 갖춘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낙엽은 지게 되면 그 기운이 뿌리로 녹아들어 새봄에 다시 새잎으로 돋는다. 그렇듯 이 가을, 여기저기를 파고드는 시름도 오는 겨울에는 모두 사그라지고 우리 모두 밝은 마음으로 희망찬 새봄을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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