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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이수홍
작성일 2008-09-09 (화) 05:33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901      
한 방에서 잠을 잔 4부자 내외
한 방에서 잠을 잔 4부자 내외
- 2008년 피서기(2)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이수홍



 서울서 내려온 둘째 내외와 쌍둥이 손자 등 4명이 합류 우리가족 12명이 대천 해수욕장에 다 모였다. 초등학교 6학년인 손자(큰아들의 아들) 와 4학년인 쌍둥이는 4촌간이다. 만나니 그렇게들 좋아했다. 나와는 다 2촌간인데 나를 만난 것보다 훨씬 반가운 모양이었다. 2촌이 더 가까운데 그럴 수가 있나 생각해 보았지만 당연하다 싶었다. 또래끼리가 좋으니까.

점심 때 바닷가에서 먹은 삼겹살은 생선회에 못지않은 별미였다.  

날이 흐린 것은 무던했다 하지만 풍랑주의보가 내려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를 했다. 천생 파도타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세 아들과 손자 3명은 파도타기 연기자, 여자들은 관객, 나는 사진기자가 되었다. 경찰관, 119 소방구조대원이 메가폰으로 계속 사이렌과 경적을 울리며 안전관리를 했다. 이동파출소에서는 서해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 사고위험이 있으니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는 방송을 끊임없이 했다. 수고하는 그들의 모습에 콧날이 시큰해진 건 내 젊은 날의 경찰생활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만조가 되니 길이 2km에 달하는 백사장은 발 딛을 틈이 없이 사람으로 빼곡히 찼다. 물 반 사람반이라고나 할까. 수십 년 전 부산 해운대, 강원도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본 뒤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거기 서서 먹은 컵라면의 맛은 열 번쯤 자랑을 해도 모자라겠다. 파도타기를 하고 있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몸에 샴푸만 발랐으면 샤워까지 해결이 되련만…….

숙소로 돌아와 대천 항에서 보듬어 온 광어, 우럭, 문어회와 대하구이에다 집에서 마련한 음식을 푸짐하게 차렸다. 3월에 혼례를 올린 막둥이 신혼부부의 축하잔치가 또 한 번 벌어졌다. 빗방울 소리,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 소주병에서 술 나오는 소리, 잔 부딪치는 소리는 하모니가 잘 된 오케스트라였다. 시원한 18평짜리 방에서 함께 자는 재미도 괜찮았다. 언뜻 보기에는 피난민 수용소 같지만 자세히 보면 사랑의 향이 가득 찬 꽃밭이었다. 사령관인 큰아들이 머리를 방 가운데로 두르고 발은 남북으로 펴도록 자리배치를 했다. 나와 막둥이 내외, 큰아들과 둘째 식구 각 4명이 함께 자도록 하여 따로 사는 가족이 한방에서 자게 되었지만 결국 잠은 따로따로 잔 꼴이다.

우리 가족은 막둥이가 5명이고 큰아들이 2명, 둘째 1명 큰딸이 4명이다. 사돈댁은 모두가 딸이 두 명에 아들 한 사람씩이다. 딸 없는 우리가 사돈들을 부러워한다. 세 아들이 다 큰딸에게 장가를 들어 장인 장모들이 우리 부부보다 젊다. 우리 내외가 자칭 대장이어서 참 좋다. 사돈댁 세 집 가족과 함께 피서를 갈 수는 없을까? 그날 밤 나는 쌍무지개 꿈을 꾸었다.

쌍둥이 손자 중 큰 녀석과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소변을 보고 있는데 급하다고 들어와서 대뜸 하는 말이
“할아버지도 자지 껍질을 떼어냈어요?”  
“응 그렇다.”
“아버지도 그랬다는데 저는 안할 거예요.”
“왜?”
“내 살을 떼어 낸 것이 싫어서 그래요.”
나도 모르게 너털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그러느냐는 아내의 물음에 그 얘기를 하고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다.

10분간의 가족회의에서 제일 애를 많이 쓴 큰아들 내외에게 뜨거운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각자 모두 자기의 건강과 발전을 위해 또 한 번 힘찬 박수를 쳤다.

숙소 정문 계단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둘째가 내년 초에 외국근무를 나간다면 내년에는 외국에서 피서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차창을 열고 둘째 며느리는 “전립선에 좋은 토마토 많이 잡수세요!” 쌍둥이는 “검은콩 많이 드세요!” 라는 말을 주고 서울로 떠났다. 나머지 식구들은 전주로 돌아왔다. 대천에서의 2박 3일은 다이아몬드 휴가였다.  
                           [2008.8.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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