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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08-09-08 (월) 04:55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3287      
자장면, 그 먹고 싶었던 음식
자장면, 그 먹고 싶었던 음식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배고플 때 골목길을 지나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면 군침이 저절로 나온다. 그것이 밥짓는 냄새라면 구수한 그 맛에 입맛이 다셔지고 찌개가 끓는 냄새라면 코를 벌름거리게 된다. 우선 먹어야 살 수 있으니 그럴 수밖에…….

요즘 먹고 사는 문제가 세계의 화두가 되었다. 기본 생활이 의식주라지만 그중에서도 먹는 문제가 첫째다.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항상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한 시책이었다. 백성들이 굶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하였다. 흉년에는 구휼미를 내어 주고, 세금을 감해 주기도 하여 배고픔을 면하게 하였다. 지방관의 학정이 심하거나 과다한 세금을 물리는 일이 있으면 암행어사를 보내 엄벌에 처하였다. 또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고 농기구를 개량하며 농사법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어렸을 때 식량이 부족하여 배고픔을 참느라 많은 고생을 하였다. 보릿고개에는 굶는 집이 많았었다. 쌀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다. 너와 나 할 것 없이 거의 같은 형편이었다.

요즘도 아프리카의 내륙지방은 비가 전혀 오지 않아 농산물 수확을 못하여 굶어 죽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1,000원이면 1주일을 살 수 있는데 그것이 없어 굶는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인구는 느는데 식량은 그대로여서 점점 어려워진다.

중학교 때의 일이다. 중국집 앞을 지나는데 자장면 냄새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점심을 굶었기에 사 먹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었다. 그렇지만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기웃거릴 수도 없었다.

자장면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 기록은 없으나 인천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개화기에 부두 노동자들에게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는 방법을 고안했다는 것이다. 1905년에 개업한 ‘공화춘’이란 중국집에서 정식으로 자장면이란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 그 뒤 중화루, 동흥루, 자금성 등 중국음식점이 생겨 자장면 등 중국요리를 팔아 인천이 청요리의 본산이 되었다. 요즘은 그 종류도 다양해져 옛날자장, 간자장, 삼선자장, 유슬자장 등 재료에 따라 이름도 많다.

내가 자장면을 처음 먹어 본 것은 교직에 들어가서였다. 그 때 먹어 본 자장면 맛은 무어라 말 할 수 없었다. 구수한 자장에 쫄깃쫄깃한 면발을 버무려 먹으면 산해진미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 가끔 씹히는 고기 한 점의 맛은 어찌도 고소했는지. 값싸고 맛 좋은 음식이 자장면이 아닌가 한다.

우리 아이들도 어린 시절 군산으로 놀러 갔을 때 처음으로 자장면을 사주었다. 처음이라 좋아하고 한 그릇씩 맛있게 먹었다. 농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중국 음식점이 없어 사줄 수도 없었다. 값으로 치더라도 비싼 것도 아닌데 별 수 없었다. 요즈음은 농촌도 요소요소에 중국음식점이 있어 전화만 하면 배달까지 해주니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흔한 음식이 아니었다.

제주도 남쪽 끝에 있는 마라도에 갔을 때 점심으로 먹은 자장면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배에서 내리니 ‘이창명 자장면’집이라고 차를 대고 기다리기에 그 차로 갔더니 손님이 가득했다. 조금 뒤에 음식이 나와 먹어보니 맛이 그만이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먹어 본 자장면 중에서 최고라고 느껴졌다. 친구들도 모두 같은 느낌이었으니 맛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요즘도 등산 가서 시원한 그늘에서 쉬면서 농담으로‘이창명 자장면이나 불러다 먹고 여기에서 쉬지’한다. 그만큼 잊지 않고 있다.

문인화를 하면서 점심때에 중국음식을 불러 먹는다. 우동도 부르고 짬뽕도 시키지만 자장면 부르는 사람이 많다. 그게 제일 맛이 좋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아마 자장면과 어떤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 냄새가 좋다. 그 구수한 냄새는 어느 음식 냄새보다 좋다. 냄새로 구미를 당기고도 남는다. 맛도 그렇다. 고소한 감칠맛이 미각을 돋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을 자장에 비벼 먹으면 맛이 최고다.

자장면은 값도 싸서 한정식 한 상 값이면 50그릇을 먹을 수 있다. 서너 명의 한 끼 식사 값으로 50명이 배를 채울 수 있으니 얼마나 싼가. 우리 같은 서민이 먹기에는 가장  알맞은 음식이다.

밀가루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이 문제다. 우리 밀을 많이 재배하여 사용하면 좋겠지만 농사짓는 것보다 사오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곡물은 식용, 공업용, 사료용 등으로 수요가 많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없다. 금년 들어 국제 곡물값이 많이 올랐다. 수입하는 나라에서는 야단들이다. 우리나라도 식량 자급률이 낮아 많은 양을 수입해 오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예전부터 식량을 무기화하는 때가 온다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것이 현실화 되었다. 식량 자급의 시대는 언제쯤 오려는지 모르겠다.

식구들이 모여 값 싸고 맛있는 자장면이나 실컷 먹으며 오순도순 지내고 싶다. 손자들과 즐겨 먹으면서 엉덩이를 두드려 주면 어떨까.

                          (2008.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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