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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윤효숙
ㆍ작성일	2009-03-05 (목)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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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필반 학생이 되다
드디어 수필반 학생이 되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윤효숙

뜻한 바 있어서 1972년부터 시작했던 교단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한 지난해 2월, 여러 분야에서 수필형식의 글을 써야할 필요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차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쓰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수강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신문 전단지를 기다렸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평소 귀찮기만 하던 그 흔하디흔한 광고전단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은 인기가 많아 새로운 학생을 충원할 필요가 없어 신청을 받지 않는가보다’ 생각하고 포기하려던 때 우연히 아는 선생님을 만났다. 그 선생님 남편도 교장으로 정년퇴임하시고 지금 수필문학 강의를 듣는다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수강신청을 받느냐고 여쭈어 본 뒤 집에 와서 전화를 해보니 내가 29번째 학생이라고 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수필반의 학생’이 된 것이다.

2년 전에 기독교성지탐방을 갔을 때 느낀 감동을 잊지 않고 이웃과 같이 공유하고 싶어 느낌을 적어본 원고를 얼떨결에 책으로 발간한 일이 있었다. 그때 난 이 작은 책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알리는 작은 촛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바람으로 여러 친지들에게 나눠드렸다. 그러나 막상 책으로 나오게 되니, 글 쓰는 방법도 모르고 겁도 없이 느낌만 갖고 썼던 것 같았다. 부끄러워서 좀 더 알고 써야겠다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또 평소 교회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우리 교회에서도 계절별로 1년에 네 차례 ‘희년동산’이라는 책자를 발간하게 되어 글 쓸 기회가 많았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수필반에 들어오고 싶었다.

드디어 3월 4일 103호강의실로 오라는 교육원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강의실에 들어서니 어른들이 작은 교실에 꽉 차있지 않은가? 자리가 없어 어디에 앉을까 망설이며 주춤거리고 있는데, 어느 젊잖은 신사분이 자기 자리를 양보하면서 앉으라고 하셨다. 그 분은 전 학기에도 수강하셨던 분이시라 그 자리가 가장 좋다는 것을 아시는 모양인데, 그 좋은 자리를 신참인 나에게 양보하신 것이다. 그 때 나는, 처음 온 사람에게 시선이 쏠리는 중압감을 면하려고 고맙다는 인사도 변변히 못하고 덥석 앉고 말았다.

조금 있으니 김학 교수님이 나오셔서 간단한 소개를 하시더니, 우리에게도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셨다. 자녀자랑에서부터 수필창작반에 오게 된 동기, 자신의 생각 등 다양하게 소개를 마치고 나니 벌써 한 시간이 넘어버렸다. 이어 교수님이 우리들이 알아야 할 수필전문지의 종류와 하루 세끼 식사를 하듯 날마다 세 편 이상의 수필을 읽을 것, 1주일에 한 편 정도는 글을 쓰라는 당부 말씀과 함께 이번 주에는 수강소감과 칭찬거리를 찾아오라는 숙제도 내셨다.

단순히 글 쓰는 법만을 배우는 줄 알고 갔다가 부담 아닌 부담을 느끼게 되니 갑자기 머리가 띠-잉 아팠다. 그러나 영어 속담에 ‘No pain, No gain' 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통이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말을 믿고 교수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흉내라도 내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소원하던 글 쓰는 법을 알게 되겠지 하는 소망을 갖고 이번 주에는 수강소감과 함께 옆자리에 앉으셨던 정길모 교장선생님께 칭찬의 글을 올렸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이웃의 입장을 배려하여 선뜻 자리를 양보하신 정 교장선생님에게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따뜻한 이웃사랑 정신을 보았다. 점심때엔 서로 어울려 오순도순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 속에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자 얼굴과 마음씨도 예쁜 군산에서 오신 젊은 수강생 최윤 씨가 손수 뽑아온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멀리 전라남도 여수와 임실군 오수 등 먼 거리에서 승용차를 타고 달려오신 수요반 수강생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앞으로 33명의 수강생들과 더불어 한 학기동안 열심히 수필공부를 해야겠다고 굳게 각오를 다졌다.

(2009.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