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 기행(2)
중국 산동성 기행(2)
- 중국경제 들여다보기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정길
술 취한 듯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세계경제를 비아냥거리듯 경제성장의 가속 폐달을 밟아대던 중국경제도 드디어 비상등이 켜졌다. 2008년 북경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더욱 경제성장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소비와 수출이 위축되면서 물가는 바닥권에 접어들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어 고정자산투자, 사회소비판매액, 공업생산증가액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08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자, 재중한국교민사회는 원화가치 급락과 기업경영환경이 어려워 줄도산하거나 10만 명이 귀국할 지경이다. 중국 장난감업체도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한 수출이 감소되어 절반이나 문을 닫고 말았다. 미국 마텔과 디즈니사에 납품하는 스마트유니온사를 필두로 광동성에서 세계의 장난감 50%를 생산하는 대규모 장난감 공장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세계 최대 가전제품생산지인 광동성의 가전기업들도 불황의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였다.
청양경제개발특구에 위치한 영창피아노와 기타 등 악기제조회사로 유명한 한국의 현지기업인 청도세정악기도 경제의 어려움을 피해가기가 어려웠나 보다. 5만평의 대지에 들어선 공장에서 2008년에 피아노 3만대와 기타 5만대 등을 생산해서 50개 나라에 수출, 4천만 불을 벌어들일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는 경제위기로 5천명의 종업원이 절반으로 줄고 공장의 기계들이 대부분 동작을 멈추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하 1층 지상 7층의 건물에 주거, 오락, 쇼핑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쇼핑몰이 운영되고 있으나 분위기가 썰렁했다.
같은 계열회사인 한국기업 청도복장도 1998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연간 티셔츠 150만 벌과 바지 100만장을 생산하던 매머드 공장이다. 과거 한국 의류 3대 메이커로 일컫던 BYC(백양), 쌍방울, 태창 등을 연상케 하듯 여성근로자들이 생산에 열중하고 있었으나 빈자리가 너무 많아 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 1,2층 전시장에는 각양각색의 피아노와 풍금들이 많았고 2,4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제품도 있었지만 판매가 잘 돼야 할 턴데 걱정스러웠다.
특히 중국의 9번째 경제도시인 청도에는 한국인 20만 명이 거주하며 150여개의 액세서리 공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위기로 70% 이상 무릎을 꿇고 빈손으로 귀국하거나, 베트남 등으로 투자처를 옮겨가고 있다. 그런가하면 청도시는 어려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울산시와 올해 8월부터 우호도시협약으로 교류사업과 축구대회. 박람회 등 협력강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산동성도 극심한 취업난 해소를 위해 취업박람회를 열어 대학생과 농민들의 취업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실증이나 하듯 중국은행들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세계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이 세계은행들을 모두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서 3위까지를 모두 차지해 글로벌 금융계 리더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라성 같은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스위스은행 등 세계 금융계의 3대 전통 강호들이 손발을 번쩍 들 줄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아무튼 중국인의 저력과 응집력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연구대상이 아닐 수 없다.
(200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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