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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김정길
ㆍ작성일	2009-06-23 (화)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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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 기행(1)
중국 산동성 기행(1)
- 서 신라(西新羅)와 장보고의 역사는 다시 조명돼야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정길

신라와 장보고 역사까지 동북공정의 대상으로 삼는 중국이 정말 얄밉다. 하지만 그 동북공정이 오히려 우리에게 옛 중국 대륙에 있었던 서 신라와 장보고의 역사를 다시 일깨워 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를 자기네 변방역사라고 주장하고 서 신라 존재를 부인하며 신라인들의 거주지 신라방(新羅坊)으로 조작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라의 참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은 우리의 당면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장보고와 청해진은 우리 역사의 실체를 조명하는데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교과서는 박혁거세가 건국한 신라는 한반도 동남부(경상도)에 있었으며, 경주가 천년고도라고 가르쳐 왔다. 또 신라는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국을 통일한 뒤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고, 대동강과 원산만을 잇는 영토를 확정했다고 배웠다.

그런데 서 신라가 중국 양자강 하류의 안휘성, 절강성, 강소성 일대에 존재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동이(東夷) 5개국(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왜)이 동‧서로 중국 대륙에 존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 주장에 따르면 서 신라는 건국 이래 국호를 정하지 못하고 사로(斯盧), 사라(斯羅), 신라로 부르다 22대 지증왕(AD 503년)때에 와서 국호를 신라로 정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한반도 동 신라와 중국 대륙의 서 신라는 고구려 속국으로부터 벗어나 한반도 동 신라는 만주까지 그 영역을 넓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3대 법흥왕 때 자체 연호인 건원(建元)을 처음 사용하고 28대 진덕여왕 4년(650년)부터 중국 당나라의 연호를 사용했다고 한다. 중국 절강성에 있는 신라유적지와 신라 왕자였던 김교각 스님에 대한 유적지도 이와 무관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김춘추는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산동성 일대에 있었던 백제를 멸망시키고 당나라가 고구려를 정복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 뒤 신라는 석문(石門: 하북성 석가장)에서 당나라를 물리치고 백제와 신라 영토에서 당나라를 몰아냈다. 옛 고구려의 영토는 대진국(발해)이 차지했으나 백제의 영토였던 산동성은 신라의 영토로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신라는 한반도의 동 신라와 대륙 동부 연안의 서 신라 두 군데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장보고와 청해진 역사를 면밀하게 고찰해 봐야 장보고와 청해진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장보고의 출생시기와 출생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우리나라 사학계에서는 삼국사기에 해도인(海島人)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보아 신라말기인 790년 경 전남 완도에서 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신라가 당나라와 일본과 무역을 한 청해진의 위치를 완도에서 40m 떨어진 장도(將島)를 지칭했으며, 그곳에 청해진 유적지가 조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정학적으로 살펴 본 중국 석도 옆 청도(靑島)에는 해군기지가 있으며, 갯벌이 없고 수심이 깊어 배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완도 장도는 갯벌이 많고 수심이 얕아 수군기지로 적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구나 배의 접안 시설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리고 중국 석도에는 만도(灣島)라는 섬이 있는데 그 만(灣)자가 중국어로 완(wan)으로 발음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 석도에는 장보고가 세웠다는 적산법화원이란 사찰과 함께 고대지도에도 장보고의 사당으로 보이는 해신묘(海神墓)가 표기돼 있다.

이 때문에 장보고의 청해진은 아무래도 중국 산동성에 있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성싶다. 장보고는 무주(武州)출신 염장에게 피살당하고, 문성왕(893년)은 장보고를 진해(鎭海)장군으로 삼았다. 그리고 무주와 진해라는 지명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정해위(靖海衛)는 완도의 청해진(淸海鎭)과 한자가 달라서 다른 지명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으나 정해위가 청해로 쓰였다는 고지도가 있으니 근거 없는 논리는 아닌 성싶다.

민족사학자 오재성 씨는 “청해는 한 지역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산동성을 말하는 청(靑)과 강소성을 뜻하는 해(海)를 합친 지역을 말한다.”고 주장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부터 중국은 우리나라를 동쪽의 청룡으로 여겼다. 당태종이 연개소문에게 항복하는 중국의 경극(京劇)을 보면 연개소문은 푸른 가면과 망토를 두른 청룡장군, 설인귀는 백호장군으로 등장하고 있다. 청은 예부터 동이를 의미했고 동이의 본 고장은 산동성이다. 그리고 장보고를 해도인(海島人)이라 했는데 원래 강소성에서 온 사람이란 뜻의 해도인(海到人)을 고쳐 적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정용석 선생의 <참과 거짓의 역사 2>에는 “인동장씨대동보에 장보고의 부친은 장백익이고 절강성 소흥사람으로 신라에 귀화했으며, 장보고의 고손자인 장정필은 고려초기의 호족이 다.”라고 기록돼 있다. 소흥이란 지명은 절강성 동쪽인 절동(浙東)지역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헌덕왕 816년)에는 “봄 정월 시중 헌창을 지방으로 내보내 청주(菁州)도독으로 삼고 장여를 시중으로 삼았다. 흉년으로 백성이 굶주려서 절동(浙東)까지 가서 먹을 것을 구하는 사람이 170명이나 됐다.”는 기록이 보인다.
중국 하천의 발원지. 경로. 하구들을 기록한 <수경주>에는 “절동은 절강의 동쪽을 말하며 절강은 절강성의 최대 물줄기로 410km를 흘러 항주로 유입된 강이다.”라고 나와 있다. 한반도에 역사적으로 절동이란 지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중국 지명이 맞는 듯싶다.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비록 을지문덕의 지략과 장보고의 의용이 있었어도 중국의 서적이 없었다면 모든 기록은 다 사라지고 소문조차 없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고려에서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던 장보고를 중국 서적을 인용해 중국 원문과 다르게 기록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소문조차 없었던 장보고의 청해진에 대해 중국의 기록을 인용해 놓고 어떻게 지금(고려)의 완도 장도라고 확정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아마도 신라가 중국 대륙에 있었던 사실을 감추기 위해 후대에 누군가가 고쳐 적은 것은 아닐까?

아무튼 완도의 장보고 유적지를 몇 차례 다녀온 뒤, 중국 산동성의 석도는 올 2월 15일-2월 19일까지 전라북도체육회 전무이사 연수 때 장보고가 처음 세웠다는 법화원과 장보고 기념관, 그리고 청해진의 흔적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장보고가 서 신라 출신이면서도 우리 조국보다 중국에서 더 대접받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청해진의 위치가 서 신라가 있었던 중국 대륙의 산동성 일대였다는 주장이 완도군(동 신라)의 장도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따라서 정부와 사학계에서는 서 신라의 역사와 장보고까지 동북공정 대상으로 삼는 중국에게 논리정연하게 대응해서 우리역사를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옳을 것이다. 우리 지리가 일본에게 휘둘리고,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의 변방 역사로 왜곡되는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9. 3. 1. )
*주석: 동이(東夷) 5개국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왜 등이다.(지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