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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정길
작성일 2009-04-22 (수) 05:32
ㆍ추천: 0  ㆍ조회: 2322      
청남대 단상
청남대 단상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정길


청남대를 방문할 때마다 청남대 주변에 장차 세 개의 호수가 생기고 임금이 머무는 천하명당이 될 거라는 원효대사의 예언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증명하듯 항공사진에 나타난 청남대부근의 능선 모습은 영락없는 임금왕(王) 형상으로 주변에 옥새봉과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용굴 등을 거느리고 있다.

우연의 일치랄까. 대청댐준공식에 참석한 모 대통령이 주변경관에 매료되어 별장 한 채 지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 말 한마디에 기존의 ‘국민관광휴양지개발계획’이 백지화되고, 6개월의 긴급공사 끝에 1983년 12월 청남대가 들어서게 됐다. 원효대사의 예언은 적중했으나 청남대는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철의 장막으로 변해버렸다. 대통령을 위해서 전국에서 진귀한 나무들이 강제 이주해 간 뒤 휴전선 너머의 북녘동포들처럼 청남대의 철책선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런 청남대 건설로 국민관광휴양지란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주민들이 당한 피해와 고통은 청남대에 옮겨 심은 나무의 아픔 못지않았다.  

20년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된 뒤 겉으로는 달라진 게 많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대통령전시관이 새롭게 개관되었고, 양어장과 메타세콰이어 숲속에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와 쉼터가 새로이 만들어졌다. 대통령 전용헬기가 오르내렸던 잔디광장에서는 가을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국화축제가 열리고, 1960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행해지던 생활폐품을 소재로 한 각종 동물 형상들을 전시한 정크아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군인들이 머물렀던 내무반은 화장실로 변해 손님을 맞는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청남대를 둘러싼 삼중의 철책선과 군인들이 지키던 진지 등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마치 남북이 대치한 휴전선처럼 전운이 감돈다. 날카로운 톱날에 잘려 나간 산책로변의 잣나무가지에서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송진의 모습도 마치 전쟁에서 입은 부상으로 피 흘리는 환자들처럼 느껴진다.

청남대의 반송들의 애처로운 몰골은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들은 가지마저도 함부로 뻗을 수 없는 운명인가보다. 팔등신 미녀들처럼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나뭇가지마다 철사를 칭칭 감고 주리틀리는 형벌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최고의 권력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조경사의 지시에 따라 주리를 틀려야 했지만 지금은 누구를 위해 그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이 산책할 때마다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기쁨조처럼 수중발레를 연출했던 오리무용단은 IMF때에도 구조조정이 안 될 정도로 철밥통이었는데 웬일인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청남대 양어장만 보면 나라님들이 낚시할 때마다 잠수부가 몰래 들어가 낚시 바늘에 고기를 꿰어 줬다는 웃지 못 할 일화가 자꾸만 떠오른다.  
             
아무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청남대를 짓느라 애를 썼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발표로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가 하면 어려운 경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경제신탁통치로 불리는 IMF사태를 초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를 조기 졸업시키느라고 국가기간산업을 외국인에게 내다팔고, 내수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신용카드발급을 남발하여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했다. 임기 5년 동안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과 씨름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4월 청남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는데 공헌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국가와 민족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청남대 구상에 열중했다는데 국민들은 경제가 오히려 IMF때 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인지 그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튼실한 모과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청남대에서 가장 어른인 220살의 모과나무에게 그 이유를 물었지만 자기도 모르겠다며 부처님처럼 빙그레 미소만 짓고 있었다.
           
청남대 양어장 옆을 산책하던 P문우가 옹기그릇에 심어 놓은 연꽃줄기들이 말라버린 모습을 보더니 “이 년(蓮), 그 년, 저 년도 모두 죽었다.”며 좌중을 웃겼다. 그러자 A문우가 “이 년(蓮)이나, 그 년이나, 저 년도 내년 봄이면 모두 부활할 터이니 걱정일랑 붙들어 매시게!”하고 응수했다.
청남대의 배웅을 받으며 마음속으로 소망했다.
 “부디 청남대 연(蓮)들처럼 새봄이 오면 국가경제도 부활해서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기쁨이 넘치게 해주소서!”
                            (200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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