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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순종
ㆍ작성일	2009-04-21 (화)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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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
첫 승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야간) 無空 이 순 종

드디어 첫 승리였다.
남원 풋살대표팀이 진안 풋살대표팀을 5:4로 누르고 박빙의 첫 승리를 하였다. 2005년 출범한 남원 풋살연합회가 공식대회에 나와 처음으로 승리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비록 고창 풋살대표에게 1:3으로 패하여 1승1패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토너먼트에는 진입하지 못했으나 첫 승의 값진 결실을 얻게 되었다. 우리는 감격했으며 요원(遼遠)하기만 했던 1승으로 패배의 습(習)에서 탈출하게 된 것이다.

2009년 4월 11일
제20회 전라북도생활체육대회가 보석의 고장 익산에서 개최되었다. 전북생활체육인의 한마당인 이번 생활체육대회는 24개 종목에 1만 5천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전북체육계의 큰 이벤트였다. 나는 늘 그러하듯 남원 풋살팀원 10명을 이끌고 감독 겸 선수로 대회에 출전하였다.

남원에 처음으로 풋살을 도입하여 연합회장으로 추대되고 자체적으로 남원 풋살리그대회 등을 운영할 당시만 해도 꿈이 많았다. 조금만 노력하면 가시적인 성과물을 획득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각종 도 대회에 참가하는 경기마다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우리의 힘으로는 까딱도 하지 못할 거대한 바위 같은 게 현실이었다.

‘199패 1무’
서울대 야구부의 성적표이다. 서울대 야구부의 참담한 성적표는 일류대 이미지가 각인된 것과 대비되어 많은 이들에게 회자(膾炙)되곤 한다. 1977년에 창단하여 2004년까지 27년 동안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야구부.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201번째 게임에서 1승을 얻었던 것이다.
‘지면 도전한다, 졌으니까 도전한다. 어제는 졌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모른다.’
이것이 서울대 야구부의 역사였다. 그들의 1승은 ‘지니까 그만둔다.’가 아니라 ‘지니까 도전한다.’라는 정신을 보여주었다.

남원 풋살대표팀이 그랬다. 창단 이후 1승도 하지 못한 동네북 호구팀이 남원 대표팀이었다. 대진표에 남원팀이 있으면 으레 미소 짓는 상대팀 감독이 있었다. 연합회장인 나는 늘 민망하여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이었다.
하지만 나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느 자그만 군 단위에도 있는 풋살구장이 남원엔 단 한 곳도 없다. 이 열악한 인프라에서 우수한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더구나 평소엔 무관심하면서 결과만 바라는 관계자들은 또 어떤가. 이 모든 게 부덕한 내 탓이라고 자조적인 한탄을 하기도 했다.

“여러분, 이기는 게임보다는 지지 않는 게임을 합시다. 우리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가 됩시다. 비록 지금껏 우리 팀은 초라한 성적이지만 오늘을 회피하지 않고 극복하는 팀이 됩시다.” 나는 우리 팀원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 결과를 바라기엔 도심(盜心) 같아서였다. 우리는 째질 듯 기뻤다. 우리의 1승은 상대팀을 이긴 게 아니라 우리의 지난(至難)했던 과거의 굴레로부터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인디언의 기우제(祈雨祭)는 실패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그렇다. 마지막에 성공한 사람에게는 실패도 성공의 일부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실패한 사람에겐 실패가 단지 실패일 뿐이다. 난 희망이 이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믿음을 가진 인디언들의 인생을 사는 비결을 닮고 싶다.

(2009.4.15.)

※풋살 : 5인제 축구게임. 핸드볼구장만한 크기의 구장에서 5명이 하는 축구게임. 풋살(futsal)은 FIFA에서 공인한 실내 축구이다. 풋살이라는 이름은 '실내 축구'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futebol de salão, 혹은 에스파냐어 fútbol sala에서 유래했다.
풋살 경기는 골키퍼를 포함해 다섯 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겨루는 방식이다. 수시로 선수교체가 가능하며, 경기 규칙은 대체적으로 축구와 비슷하면서도,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인 탓에 다소 다른 점들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