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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최기춘
작성일 2021-01-07 (목) 15:28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93      
신시경종
신시경종(愼始敬終)

                                       최기춘








 신시경종愼始敬終, 거실 정면에 붙여 놓은 글귀다. 정축년丁丑年 (1997) 가을 계남 송기상 선생이 써주신 족자다. 계남 선생은 사선문과 대둔산 정상의 개척탑 휘호를 쓰신 유명한 서예가다. 공직자시절엔 서예가답게 매사를 서두르지 않고 아랫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어 후배 공직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멋진 공직자였다. 매사에 진중하지 못하고 덤벙대는 나에게 항상 어떤 일을 시작할 땐 신중하게 하고 끝맺음을 잘하라는 뜻에서 써주신 글이다. 거실 정면에 걸어 놓고 항상 보면서 되뇌고 다짐도 하지만 실행은 잘 못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전주시 보건소를 찾아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했다. 다른 끝맺음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최종 마무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는 2018년 2월부터 시행되었다. 누구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직접 문서로 밝혀두는 제도다. 삶의 마무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의식과 능력이 있을 때 명확히 해두기 위해서다. 며칠 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등록증이 카드로 만들어져 배달되었다. 큰일을 하나 해낸 기분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왔다. 공자님 말씀 ‘미지생언지사未知生焉知死’의 영향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가장 누리고 싶어 한 오복 중의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죽음을 중요시했다. 죽을 때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가족들에게 크게 폐 끼치지 않고 편안하게 죽기를 바란다. 이제는 죽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준비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죽음은 개인적으로도 불행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준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 죽음이 임박했는데도 의사나 가족들이 당사자에게 애써 숨겨왔다. 정작 제일 먼저 알고 준비해야 할 당사자만 모르고 있었다. 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의료기기에 의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의료기관의 돈벌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당사자나 가족 모두에게 고통만 안겨 줄 뿐이다.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참 걱정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의 소멸만은 아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맺은 인간관계와 정신적 물질적 유산까지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어떤 친구는 필요 없는 물건은 미리미리 스스로 정리하고 유산은 유서를 남겨 분명하게 해 놓은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지만 정답은 없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라면 유서가 필요하겠지만 미리 죽음을 준비하고 저승사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유서가 필요 없다. 죽음을 앞둔 나이가 되면 그간 못 이룬 꿈이 있어도 접고 살아야 한다. 돈이나 재산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 욕심을 버리고 맑고 밝은 마음으로 베풀면서 살면 아름다운 죽음으로 인생이 마무리될 게 아닌가?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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