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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신효선
작성일 2020-02-17 (월) 05:07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37      
막내여동생
막내여동생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신효선







 전화가 왔다. 막내여동생이다. 새해 인사 겸 안부를 묻는 전화다. 부모님은 10남매를 낳았다. 그런데 언니 둘은 우리가 어렸을 때 하늘나라로 가고 아들 넷에 딸 넷 8형제다. 그중 배다른 남동생 둘이 있는데 우리 형제들은 서로 이해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작은어머니는 내가 네 살 때부터 우리 집에 왔다. 살아계실 때는 친정어머니처럼 잘 지냈었다.

 그런데 막내여동생만은 불만이 많았다. 여동생과 남동생은 한 살 차이인데 자라면서 남아선호사상이 깊은 아버지는 두 아이를 많이 차별했었다. 학교 다닐 때 책을 사는 일이며, 막내인 여동생 가슴에 상처를 많이 주었다 한다.

 막내여동생을 생각하면 가끔은 아련한 연민의 정을 느낀다. 내가 직장에 다닐 때 막내여동생은 여고생이었다. 작은 키에 공부도 잘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똑똑한 아이였다. 나는 동생을 약대에 보내고 싶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난소종양 수술을 받았다. 병명을 알아내기 전 의사 선생님은 여동생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도 했다. 임신한 것으로 오인하고 동생에게 자꾸 이실직고하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도 동생의 뱃속에 3kg나 되는 종양이 있는 것을 몰랐으니 그럴 수밖에. 동생의 철없는 대답에 혹시나 하고 검사한 결과 난소종양이었다. 난소 하나를 떼어내고 남은 난소마저도 출혈이 있어 결혼해도 임신을 못 할 거라 했다. 한창 예민한 나이라, 그 후로 공부는 하지 않고 간호사인 언니가 동생의 몸에 있는 병도 몰랐다고 나를 원망했다. 동생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이없는 투정에 침묵으로 받아주어야 했었다. 사춘기의 반항은 나를 힘들게 했다.

 동생은 진학하지 않고 큰오빠가 경영하는 사설우체국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지금의 남편과 사귀었는데, 아이를 갖지 못하니 결혼은 안 하겠다고 했다. 제부는 자기는 형제가 많으니 아이가 없어도 괜찮다고 했다.

 많은 고민 끝에 진심을 믿고 결혼했다. 결혼 후 부부는 하나님께 자식을 주신다면 사무엘 부모처럼 주님께 바치겠노라고 기적을 바라며 기도했다. 주님은 동생 부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어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하나도 아닌 아들 형제를 주셨다.

 큰아들한테는 어려서부터 너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태어났다고 묵시적으로 인식을 시켰다. 큰조카는 자라면서 성품이 온순하고 총명하여 부모님의 뜻을 이해하고 잘 받아들였다. 동생부부도 자식을 하나님께 바치겠으니 받아주시라고 성심을 다하여 부단히 기도했다. 부모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서울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과정을 마치고 사제 서품을 받았다. 서품식에 다녀온 남편은 조카의 됨됨이를 아는지라 낮은 자세로 하나님의 소명을 잘 감당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성직자는 주님의 부름을 받은 자신을 불살라 주님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연륜도 쌓이고 열과 성을 다해 신부님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제는 큰아이를 통하여 더없는 기쁨, 행복을 누리는 동생을 볼 때면 옛날의 고통이 축복으로 바뀌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믿음직한 신부님 아들을 둔 동생이 대견하고 열심히 신앙생활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주님, 감사합니다. 동생 가정이 주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며, 언제나 주님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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