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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성덕
작성일 2020-07-09 (목) 06:33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60      
겨울양식 고구마
겨울양식 고구마

                                                      한성덕









 60대 중반 이후에도 건강이 잘 유지되는 걸 보면, ‘잘 싸야 건강하다’는 건 빈말이 아니다.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배출해야 건강하다는 건데 진리처럼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마의 단맛 때문에 살 찔 것을 걱정하지만, 오히려 듬뿍 들어찬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느끼게 해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우리 집은 비록 시골이었지만 할아버지 때부터 상당한 부자였다. 나는 할머니의 사랑 속에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고, 아버지는 대전에서 목회를 하셨다. 그 덕에 옷맵시만큼은 어린왕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혹독한 가난이 들이쳤다. 목회하는데 자식들이 많아지자 힘들 것을 예측하고 아버지는 딴 생각을 하셨다. 그걸 알아차린 친구가 접근해 전 재산을 팔아 투자했는데 사기였다. 급기야는 집까지 다 정리하고 이웃의 작은 동네로 이사를 했다. 남의 집 헛간에서 살아야하는 최악의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이랑이 고랑’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는 속담이 어찌 그리 잘 맞을까? 우리에게 하는 것 같았다. 시골의 괜찮은 집이라, 그것만으로도 이사한 동네에서 논 일곱 마지기(1,400평)를 구입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밑천이요, 그때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그것마저도 1년 뒤에는 사라졌다. 그때부터 밭을 임대해서 해마다 고구마를 심었는데, 고구마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랐다. 특별히 비료나 농약이 필요치 않았다. 가난한 우리로서는 재배가 수월했으니 하늘이 내려준 식재료였다. 아궁이에 군불을 지필만한 여력이 있었던가? 윗목과 윗방은 연기가 스쳐가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 방에 수수깡을 뺑 둘러서 울타리를 만들면, 고구마를 저장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1960년대는 왜 그리도 가난했을까?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이 그랬다. 매 끼니를 걱정했으니 먹는 게 부실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집은 더할나위 없이 가난했다. 고구마는 간식이 아니라 하루 세끼 주식이었다. 거기에 김치나 동치미, 그리고 시래기 국이면 만족했다. 고구마는 이듬해 보리가 나올 때까지 겨울양식이요, 보릿고개를 밀어낸 소중한 식량이었다. 그 당시는 다 가난하다 해도, 우리처럼 형편이 딱한 가정은 없엇을 것이다.  

 어렸을 때 그토록 고구마를 많이 먹었으면, 물리고 지겨울 법도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게 참 신기하다. 사실, 식량이었지 영양가치가 풍부한 식품인 것을 알기나 했던가? 지금에 와서 고구마의 효능을 알고 나니 그 시절의 고구마가 도리어 고맙다. 오늘의 내 건강기초가 고구마에서 왔나 싶어 더욱 감사하다.

 고구마는, 비타민A인 ‘베타카로틴’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 중 하나다. 고구마의 노란색은 그 자체가 비타민인데, 노란 빛깔이 강한 것일수록 비타민A의 함량이 높고 흰 것일수록 적다. 고구마 100g에 2.2mg의 비타민A가 들어 있어 하루에 필요한 양의 3배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쉽게 튼다. 그러므로 부드럽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비타민A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자색고구마 안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눈의 망막에 있는 ‘로돕신’의 재합성을 도와 눈 건강에 좋으며, 강력한 항산 화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세포가 노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그뿐인가? 고구마는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여 대변 양을 증가시키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변비와 장염 예방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발암성 물질을 흡착하여 배설시키므로,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훌륭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의 겨울양식은 고구마였다. 그래서 잘 먹고 잘 싸는 건강한 체질이 형성되었나 보다. 오늘 아침에도 감사기도를 드렸다. 가난이 몰고 온 잔재가 아니라, 건강을 지켜준 산 증거물인 고구마를 앞에 놓고서 말이다.

                                       (2020. 7. 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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