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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성덕
작성일 2020-06-20 (토) 05:02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54      
두 천사
두 천사

한성덕











 천사(angel)도 인간처럼 조물주의 피조물이다. 다만, 인간은 유형적 몸을 가진 영혼으로 땅에서 산다면, 천사는 무형적 영으로 지음 받은 하늘의 존재다. 하늘과 땅으로 구성된 세계 안에서 서로 공존하고 관계하며 살아간다.  

 천사란, ‘지키다. 관찰하다, 보호하다, 안내하다, 주목하다,’는 뜻을 지졌다. 종이나 군대나 사자, 또는 거룩한 자로서 하나님의 시중을 들고, 하나님의 최측근에서 일하므로 ‘섬기는 종, 호위하는 종, 소식을 전하는 종,’으로도 부른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안전을 위하여 ‘보호자로, 조력자로, 협력자’로 부리시는 영적 존재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렇게 거창하고 탁월한 하늘의 천사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보고 느끼며 감동적인 이 땅의 천사에 관해 쓰려고 한다.

전라북도 진안군 정천면 고즈넉한 곳에 작은 마을이 있다. 그 동네 어귀에서 42년 넘게 마을지킴이 노릇을 하는 예배당이 반긴다. 교회는, 별별 이야기를 다 품은 채 마을의 대소사를 돌아보고, 주민들의 생사에 관여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도 말이 없다. 한때는 아이들과 어른들로 시끌벅적했을 텐데 지금은 적막감이 흐른다. 시골마다 도회지 열풍에 휩싸여 너도나도 농촌을 떠났으니 그 마을이라고 예외가 있겠는가? 안타까운 농촌의 현실이다.

 2014년 1월, 50대 초반의 목회자 부부가 그 교회로 부임했다. 인생의 황금기 18년을 군부대 선교에 바치고, 몇몇 도시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았으나 결국은 산골을 선택했다. 그 사유만큼은 자신들도 아리송하다.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도 아니지만, 목회지 결정은 더욱 그렇다. 10명 남짓 되는 교회에서 80세 할머니가 허리다. 새로운 목사님이 오셨다는 반가움도 잠시였다. 교인들의 시선은 싸늘하고, 정도 관심도 사랑도 애써 외면했다. ‘시골교회에서 얼마나 있으랴?’하는 생각들이 작용한 탓이었다. 실제로 그곳에 와서도 잦은 청빙이 있었다. 자신들은 정착을 결심했는데, 목사부부의 인품과 사고(思考)와 능력, 그리고 실력 면에서 시골타입이 아니라며 동료들이 가만두질 않았다. 그는, 자칫 느슨하고 안일에 빠질 수 있는 시골교회의 생리에서 벗어나려고 무조건 일을 벌였다. 그것은 교인들을 안심시키는 작전이요, 부모처럼 섬긴다는 각오이기도 했다.

 천사는 또 다른 천사를 부르는가? 대구에서 한 천사가 날아왔다. 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기술공이었다. 그의 아내가, 진안의 황성수 박사 건강센터 훈련 중 그 교회 예배에 참석해서 은혜를 받았다. 예배당 곳곳에 손 볼 때가 많음도 보았다. 남편 집사는 아내의 명(?)을 받들고 그 교회로 왔다. 손수 만든 캠핑카를 트럭에 싣고 연장도 가득 실었다. 먼저, 나무 보일러실을 소나무판자로 막고 문을 달았다. 답답한 예배당 창문을 뜯어내고 교체했다. 소슬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예배당을 맴돌았다. 하나둘씩 달라지는 모습들이 감동의 하모니였다. 저녁이 되면, 그는 캠핑카를 몰고 인근 관광지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일을 시작한지 엿새 만에 집을 다녀온다는데 목사부부는 품삯이 고민이었다. 하루 30만 원짜리 고가의 기술공인데 이를 어쩌랴? 성의를 표시해서 잘 보이지 않는 운전석 옆에 두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문을 두드렸다. 봉투를 내 놓으면서 ‘이러시면 목사님과의 인연은 끝이라’며 훌쩍 가버렸다. 고달픈 일정 속에서도 모나리자의 미소로 일하는 천사였다. 이런 천사의 헌신적인 사랑이 곳곳에 있어 훈훈한 정이 감돌고, 세상은 살맛이 났다. 이 두 천사를 보았다. 시골에서 노인들을 부모처럼 섬기는 목회자부부 천사,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헌납하는 기술공 천사, 이들을 시골교회로 보내주신 하나님을 찬송했다.


 나도 천사 흉내라도 내 보자고 그 교회로 갔다. 세 명의 목회자 천사들이 와 있었다. 열심히 한다 해도 보조밖에 더 되겠는가? 그것도 괜히 바쁘고 힘들었다. 그래서 어줍은 말로 웃음을 선사하는 하루살이 천사(?)로 만족했다.

 돈이 많다하여 천사노릇하고, 지난(至難)하다하여 못할 건 없지 않은가? 사랑이 듬뿍 담긴 갸륵함과 교회를 향한 따스한 마음이면 충분하다.

                                              (2020. 6. 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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