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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성덕
작성일 2019-06-21 (금) 06:21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46      
나는 보았다
나는 보았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한성덕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한 20세 이하 월드컵축구대회가 막을 내렸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한 나머지 이번 대회도 어김없이 텔레비전에 몰두했다. 축구가 너무 좋은데 잠자는 것과 무슨 상관이랴? 어떤 친구는 농담조로 ‘축구를 보면 밥이 나오느냐?’고 빈정대지만, 나는 ‘하늘나라에도 축구가 있을까?’를 걱정(?)하는 사람이니 차원이 다른 세계관이다.

 대회는 5월 23일~6월15일까지 폴란드에서 열렸다. 한국은 24개국 중,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유럽의 실력파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자존심 남아공과 함께 F조에 속했었다. 만만한 팀이 없었으니 소위 ‘죽음의 조’라고 불릴만하다. 그 중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어린 선수들이 한 팀 한 팀 이기고 결승을 치렀다. 그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이 들썩들썩했다. 결과는 준우승이었으니 대단한 일 아닌가?

 정정용 감독의 “우리는 꾸역꾸역 팀이다. 쉽게 지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갈 때까지 간다는 건데 좋아서 한 말이었을까? F조의 다른 팀들은 한국을 제물로 삼았을 테고, 16강을 걱정하는 국민들의 소리를 힐난조로 들었을 성싶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번 대회 중, 세네갈과의 8강전이야말로 축구역사에 길이 빛날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그런 드라마틱한 경기를 어디서 보겠는가? 스릴 만점이었으니, 국민의 마음을 이토록 한데 모은 것이 얼마만인가? 1983년 이 대회의 4강,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4강, 그리고 또 있던가?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이 경기 시청률 합계를 42,49%라고 발표했으니 놀라울 뿐이다.

 6월 9일 새벽 3시30분, 부스스 일어났다. 폴란드 비엘스코 비아와 경기장이 시원하게 드러났다. 세네갈만 넘으면 36년만의 4강 신화를 다시 이루게 돤다.

경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축구팬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았다. 전 후반 경기에서 역전 또 역전하며 2:2무승부로 끝났다. 연장전에 들어가 한국이 먼저 볼을 넣고, 연장후반 경기종료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승리의 기쁨과 감격을 만끽하면 된다. 얼마나 가슴이 콩당거리든지 이대로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어게인(Again) 1983’을 그토록 외치더니 드디어 4강에 올라간다니 몹시 흥분되었다. 연장전까지 120분의 혈전이 끝나는 시간까지 불과 1분이 남았다. 그런데 3:3동점이 되는 게 아닌가? 우와!

양 팀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양팀 5명의 선수들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1번이 실축하고, 2번은 문지기에게 막혔다. 4강신화의 꿈이 와그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집중력을 가지라며 혼을 불어넣는 기도를 간절히 했다.

 마지막으로 장신의 오세훈 선수가 등장했다. 비장한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선수들도, 스텝들도, 온 국민들도, 전 세계의 열성적인 축구 펜들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공 하나에 시선이 모아졌다.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순간이었다. 힘차게 슛을 날렸으나 문지기가 막아냈다. 얼마나 속이 상하든지 방바닥을 치며 가슴을 마구 두들겼다. 고난의 행군이 승부차기에서 3:2로 끝난 게 아닌가? 어렵사리 치른 경기가 이대로 끝나나 싶어 속이 쓰렸다.


 이게 웬일인가? 볼을 차기 전에 골키퍼가 움직였다며 비디오 판독결과 무효가 선언되었다. 그리고 다시 찼을 때는 골 망이 출렁거렸다. 전 후반 3:3 무승부, 승부차기로 3:2승, 대 역전의 감격을 어떻게 표현할까? 신은, 집중력을 갖고 혼신을 다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예쁘셨나? 아니면, 모처럼 하나가 된 이 민족의 모습에 감동하셨나? 지축을 흔드는 감격이 넘실거렸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신나는 일이 별로 없었다. 북핵문제를 비롯해 정치적 갈등, 경제적 어려움, 사회곳곳의 대립, 여기저기서 터지는 사건사고 등 힘겨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이런 와중에서 어린 친구들의 월드컵 준우승은 가뭄에 단비처럼 값진 선물이었다. 세네갈전은 우리를 실컷 울고 웃게 만들었다.

 나는 보았다. 어려운 경제와 무능하고 답답한 정치의 틈바구니에서, 미국과 영국을 놀라게 한 방탄소년단의 한류열풍을,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스포츠에서 베트남축구 국가대표 박항서 감독, 축구의 손흥민과 이강인, 야구의 추신수와 류현진, 골프의 여러 낭자들의 선전을 말이다.

 하지만, 그 중심은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세계의 높은 벽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생기발랄한 모습에서 에너지가 활활 솟아났다. 자유와 자율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놀라운 기량을 선보인 멋진, 아주 멋진 경기였다.  그들에게서 우리는 또 보았다.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벽이 높지 않으니 ‘하면 된다.’는 것을, 역량 있는 한 사람보다 모두가 하나 된 마음이, 지휘자와 하나로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와 같다는 것을 나는 보고 깨달았다.

 

                                                 (2019.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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