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원(孤兒院)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는 사회사업기관이다. 고아원이 많고 수용할 아이들이 많다는 것은 그 사회가 사회적 자연적 재난을 많이 겪었다는 결론이다. 나무고아원이 있다는 것은 나무들도 자연적 성장 환경이 훼손되어 더는 생존이 불가능하여 옮겨 심어 보호하며 나무를 치유 관리하는 지역으로 나무 성장 환경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며칠 전 K.TV에서 우연히 ‘나무 고아원’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이름도 생소하고 뜻밖의 경우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경기도 하남시에서 공공개발 등으로 인하여 옮겨진 나무를 실제로 질병을 치유하고 가꾸는 유아 숲 체험원은 모험의 숲, 배움의 숲, 휴식의 숲, 체험의 숲으로 유아가 숲에서 맘껏 뛰놀고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등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곳이다.
최근 정부의 대규모 토목사업 시행으로 인공조림이나 자연 조림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부러지거나 병들어 가는 나무들을 지자체들은 정성껏 치유하거나 보호하면서 나무 보살피기에 온갖 정성을 다하여 나무에도 인간에게도 생명 외경 사상을 일깨워주고 있어서 바람직한 운동으로 생각한다.
전통사회에서도 군왕은 통치의 우선 목표를 자연의 재앙에서 벗어나는 치산치수(治山治水) 즉, 가뭄과 홍수 따위의 재해를 미리 막는 일로 산에 나무를 조림하고 가꾸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경무대의 인(人)의 장막 시절에도 이승만 대통령은 산림녹화정책만은 직접 챙겼다는 일화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외국 방문 후 귀국 비행기 안에서 한반도를 내려다보니 토끼 허리 아래가 유난히 벌거숭이가 되어서 수행비서관에게 물으니 해방 후 무분별한 남벌에서 빚어진 결과라고 보고받고, 미국에서 대대적인 묘목과 비료를 지원받아 산림녹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벌거숭이산의 사방공사(砂防工事)도 병행하는 등 마지막 경무대 국무회의에서도 산림녹화 정책만은 꼭 챙겼다고 한다.
식목일(植木日)은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하여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했다. 국민의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하여 제정된 식목일이 처음에는 공휴일로 지정되었으나 현재는 기념일로 바뀌었다. 최근의 식목일 근황을 보면 기관장들의 행사 뉴스거리를 만들기 위한 식목 행사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지난 공직생활 때 식목일 날 관청이 지정한 산에서 또는 관공서 울타리나 정원에서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진눈깨비를 맞으며 기념식수를 하던 때가 있었다. 현재 전주종합경기장이 개설될 무렵인 1960년 중반에는 전주 시내 고등학생들에게 경기장 주위에 정원수 겸 그늘막이 포플러 나무를 심었다. 그 포플러가 야구장의 전광판 높이보다 더 자라서 경기장을 오갈 때는 언제나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친구 같았는데 어느 날 모두 베어지고 없어서 가슴이 아팠다.
버려진 나무, 부러진 나무, 병든 나무 등을 치유해가면서 보살피고 있는 ‘나무고아원’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도 좋지만, 평소 있는 나무를 보살피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은 옮겨야 살지만, 나무는 옮기면 죽는다.’라고 했다. 나무를 옮기지 않는 국가 토목사업 계획으로 병들고 상처 생기는 나무가 적어지는 국가시책을 주문하고 싶다.
최근 미세먼지로 지난해 경제적 손실은 4조 원이었으며, 해결책으로 주무관청은 추경 1조 원 정도 예상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산림정책 실패의 함수관계로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사헬(Sahel:사막화 지대)지대는 북위 14~20도에 걸쳐 남한 면적의 약 30배나 되는 동서 길이 6,400km, 폭은 약 300km에 달하는 이곳은 유목민들이 가축을 방목하여 모든 수목이 고사하여 사막화가 계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2100년, ‘지구의 허파’ 아마존 밀림의 85%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 같은 무분별한 남벌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인류의 암울한 미래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할 것이다. 이렇게 나무와 인간 생명은 상호보완적 관계이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사헬(Sahel) 지대 문제, 아마존 밀림 문제는 우리의 안방 문제이며 우리 가족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1971년에 도시계획법을 제정하여 시행해 오고 있다. 녹지대(綠地帶-Greenbelt) 또는 개발제한구역이라고도 한다. 도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 즉, 수목을 보호하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집단 민원과 여론 그리고 언론이 부추기면 결국 해제하고 버려진 나무들은 ‘나무고아원’으로 가야 한다.
환경문제는 원인 발생이든, 오염 전파든 해당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공동문제이다. 환경오염의 주범 매체는 공기와 물이다. 공기와 물은 국경 없이 흐르는 모든 국가의 공유물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연출된 식목 행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숲이 살아야 인류가 살 수 있다. 국가 십 년을 기약하려거든 산에 나무를 심으라 했다. 다가오는 식목일에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내 자손과 인류를 위해서 나무 한 그루라도 정성 들여 꼭 심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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