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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이인철
작성일 2020-10-29 (목) 11:16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838      
나눔의 의미
2. 나눔의 의미

   이인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시련의 연속이다. 부유한 집안과 가난한 집안, 부모의 직업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삶이 이어진다. 신께서 인간에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주었다고 하지만 역시 부는 소수만이 누리는 혜택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요즘 나의 생각은 달라져가고 있다. 나이 들어 고생하면서 느끼는 것은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남이 웃을지 모르지만 고생한 보람으로 작지만 매달 받는 급료가 얼마나 뿌듯한가? 처음에는 쓸 곳이 많아 턱없이 부족했는데 요즘은 그것으로도 넉넉하다. 소위 맞춤형 인생이다. 번 만큼 쓸 곳도 거기에 맞추면 별 탈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다는 즐거움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요즘엔 하루하루가 그렇게도 바쁘고 즐겁다.

우리사회는 아무리 많은 물질적 혜택을 받은 사람들보다 어렵지만 그 돈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니 나는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된다.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국민들의 삶이 어느때보다 어려운 요즘. 10대 장애인이 소외계층에 전달한 마스크 10장, 초등학생이 노인에게 전달한 마스크 11장, 노점상 등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생필품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끊임없는 나눔의 행렬, 비록 어려운 처지이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한다.

코로나의 집단감염으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대구경북지역,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그곳에 전국에서 "대구로 가자"며 수천 명의 의료진들이 물질적인 혜택도 마다하고 기꺼이 자원봉사를 택한 의사와 간호사들, 공포와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해 "힘내라 대구, 경북"이라며 전국에서 쇄도한 생필품과 간편조리식품을 싣고 달려가는 끊임없는 트럭의 행렬, 그것을 보면서 우리는 IMF 당시 전국민의 금모으기운동을 연상했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절망적인 때지만 오직 사랑의 힘으로 국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나보다 더 가난하고 소외되고,그리고 병마에 신음하는 그들을 위해 위로와 격려, 도움의 손길을 멈추지않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이웃사랑을 펼치는 깨어있는 국민이 아니었을까?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가진 자들은 호재라도 만난 듯 더 많은 것을 챙기려고 금이나 달러, 건물 등 사재기에 여념이 없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작은 나눔으로 그들과 고통을 함께 한다.

진정 나라가 어려울 때 이 나라를 구하는 자는 지도자나 부자, 재벌이 아니라 바로 주연이 아닌 조연, 엑스트라 등 깨어있는 국민이라는 것을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왜 성경은 이웃사랑을 그렇게 강조하고 있을까? 예수는 왜 그토록 바리새인을 미워하고 유대인들이 경멸하던 징세 청부업자인 세리를 사랑했을까? 지금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자기들만이 정의를 독점하고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바리새인들, 물질에 기반을 둔 삶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스스로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신을 돌아본 세리 삭개오, 예수는 바로 지극히 낮은 자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임종시에 "우리 모두는 거지다."라고 했다.  세계를 정복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임종시에 "내가 죽거든 손을 무덤밖으로 나오게 하라."고 했다. 결국 인간이 떠날 때는 모두 빈 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려는 뜻이 아닐까?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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