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20일 이후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적으로 봄학기 개강이 늦어졌다. 화요반 문예창작반이 봄학기 휴강했다고, 수요 수필반도 함께 휴강할지 찬반 의견을 묻는 K총무님의 전화가 왔다. 다수결에 의해서 휴강하게 되었다. 그 대신 문학의 감성 유지를 위한 번개팅 모임을 자주 갖기로 했다.
먼저, 4월 번개팅은 4월 8(수)일 점심 때 토궁에서 가졌다. 김삼남 수필가는 신간 수필집 <무궁화꽃은 피고 또 피는데>를 참석자 모두에게 배부하고, J작가는 마스크와 떡을 제공했다. 두 번째 5월 번개팅은 5월 20(수)일 점심 때 백송회관에서 문암 김삼남 박사님께서 수필집 출판기념으로 한 턱 내셨다. 수요반 총무는 현수막과 난 화분, 떡케익을 준비했다. 스승의 날 축하행사도 갖고 수요반 신구 회장님 이취임식도 가졌다. 세 번째 6월 번개팅은 6월 17(수)일 점심때 토궁에서 대구탕으로 식사를 하고 기념촬영도 했다. 네 번째 번개팅은 8월 12(수)일 오전 9시 한신휴프러스 아파트단지에서 만나 무주 문학기행을 출발했다. 한성덕 목사님과 오창록 선생님이 차를 제공해주셨다.
장마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렸고 피해복구가 한창이었지만 날씨는 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구름이 우산이 되어 활동하기에 좋았다. 승용차와 합승차 2대에 나누어 탄 11명의 문우들은 간식을 먹으며 방학기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국토를 타고 정든 고향길을 잘 알고 있는 한성덕 목사님은, 소태정 날맹이에서 계곡물이 하얗게 폭포수처럼 흐르는 모습과 주천 소재지 냇가에 다슬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합승차를 운전하시는 무주고등학교 출신 한 목사님은, 어릴 때 상저리를 지나서 안천면 소재지에 있는 학교에 가려고 이른 아침 6시쯤 집을 출발하여 걷고 뛰면서 가다 보면 8시 4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고 한다. 도로가 좋아져서 무주 가는 길은 4차선이라 했다.
대학시절에 무주구천동에서 음악경연대회가 있었다. 교육대학교 출신 교사이면서 성악전공인 같은 학과 Kim이 지휘를 하였고, 피아노를 전공한 Yoon은. 반주를 하여 수상을 한 적이 있었다. 몇 십 년 전에 와보고 두 번째로 방문한 예술의 고향 무주에 대한 추억이 생생했다.
무주 길을 잘 아는 몇 분의 문우들이 있기에 예정 시간 내에 목적지에서 도착했다. 무주 적상산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 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적상산 사고가 있었던 천혜의 요새지였다.
첫 번째 일정은, 무주 출신 문학평론가 김환태 문학관 방문이었다. 정이환 문화해설사는 순수비평문학의 선구자 ‘눌인' 김환태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활략한 문학평론가라고 했다. 김환태 선생은 1938년부터 황해도 명산중학교와 서울무학여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했다. 일본 유학 시절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 인연을 맺고 교류를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 비평문학의 효시이자 순수문학 단체 ‘구인회’ 후기 동인인 김환태 선생은, 19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신소설 문학에 흥미를 가졌다. 일제의 국어말살정책과 친일문학이 문단을 휩쓸자 글을 쓰지 않기로 선언하고, 1943년 폐병을 얻어 무학여고 교사를 그만두고 다음 해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어서 정 해설가는, 전통과 현대문학의 어우러짐을 테마로 한 관광명소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최북의 미술작품을 전시한 곳으로 안내했다. 화단의 거장 최북의 생애와 그의 산수화, 문인화, 사군자, 그림 속의 화제를 체계 있게 설명해줘서 그림도 관심을 갖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 반디랜드를 찾았다. 반딧불이는 청정 무주를 상징하는 곤충이다. 1982년 최초로 반딧불이와 그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되었다. 무주는 태권도원을 비롯하여 구천동계곡, 덕유산, 적상산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고장이다. 반딧불이를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고 환경보호를 통해 인간애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희귀곤충들을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실과 친환경적인 환경 공간으로 만들어진 생태온실, 편하게 누워서 우주와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는 동영상관, 반딧불이와 만날 수 있는 3D 입체영상실, 반딧불이의 신비한 불빛을 볼 수 있는 생태관, 반디 보고 별을 보는 반디별천문과학관, 청소년들이 마음껏 기상과 희망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청소년야영장, 은은한 숲속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통나무집 등이 있는 체험 학습 교육공간도 있었다. 그 반디랜드를 둘러보며 손자나 손녀를 데리고 오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세 번째로 적상산 중턱에 자리 잡은 머루와인동굴에서 무주 산머루와인의 숙성, 저장 및 판매를 하는 공간을 찾아서 머루와인 맛을보기도 했다. 무주 양수발전소 작업 터널로 사용되던 곳을 머루와인동굴로 새단장했으며, 머루와인 비밀의 문을 지나 270m 지점에는 머루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는 카페와 머루와인을 이용한 족욕 체험장도 있었다. 관람 후 모두에게 커피를 제공했다. 나오는 길에서 이곳은 가을 단풍이 기가 막히게 좋다고 한 문우가 소개하기도 했다.
네 번째로 찾은 태권도원은, 우리 세대에 우리가 만든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건립되었는데 지금은 세계 203개국 7천만 태권도인의 성지가 되었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부심으로 세워진 태권도원은 국제경기, 체험, 수련, 교육, 연구 등 태권도에 관련된 모든 것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문공간이다. 태극문양을 형상화한 경기장과 태권도의 역사 · 발전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초 태권도박물관, 태권도와 관련된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도 있었다. 그리고 관람 후 나오는데 설천면 벚꽃이 유명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모노레일은, 45인승이며 10~15분 운행한다. 평평하고 균형을 갖춘 열차다. 전철 탑승하는 것 같이 생겼고 탑승하면 올라가다가 목적지에서 하차한다. 해발 1614m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보니, 해발 1,100m 와 550m 먼 산맥의 경치와 아랫마을이 한눈에 보였다. 정말 멋지고 황홀한 풍광이었다. 우리는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 하차시간이 되어 관광객들과 함께 탑승했다. 구름에 떠서 서서히 내려오는 듯하고, 케이블카를 탔던 분위기 같아서 스릴이 있었다.
나제통문은 덕유산국립공원 구천동계곡이 시작하는 곳이다. 석모산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하던 화합의 장소로서,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현장을 둘러보며 국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장소였다. 시간 관계로 설명만 듣고서 바라보며 사진만 찍었다.
구천동 계곡 드라이브길, 나제통문부터 이어지는 계곡길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엔 녹음이 짙은 숲길이고, 가을은 아름다운 단풍길을, 겨울에는 새하얀 눈꽃길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능선의 서쪽 골짜기에 위치한 칠연계곡은 심산유곡의 반석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이 주변의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 사이를 헤집고 금강 하류인 구리향천으로 흘러간다고 문우가 말해줬다.
용추폭포, 칠연계곡 도술담에서 맴돌던 물이 흘러 내리다가 우거진 노송 사이 층층바위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비폭이 용소로 떨어지며 일으키는 물 파래가 장관이었다. 또한, 적상호, 안국사. 천일폭포도 유명하다고 했다. 하얗게 뿌려져 낙하하는 물소리를 들으며 차창가에서 사진을 한 컷 찍었다.
온종일 무주 대표 관광지를 방문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차 안에서 남녀 두 명의 청소년기 에피소드 스토리를 즐겁게 듣다 보니 늦은 오후가 되어 다음 기회에 다시 듣기로 하니 아쉬웠다. 커피와 저녁 식사를 새로 처음 오신 김훈 문우가 제공해 주셔서 감사했다. 소양에서 먹은 순두부찌개 백반은 오늘따라 더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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