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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장춘배
작성일 2010-08-24 (화) 12:19
ㆍ추천: 0  ㆍ조회: 4661      
잡초와의 전쟁
잡초와의 전쟁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장춘배


나는 농촌에 살면서도 면 소재지에서 자영업을 한 탓으로 농사와 일을 모르고 살아왔다. 자영업도 요즘은 경기가 신통치 않아서 식솔들에게 맡기고 타인에게 내주었던 400여 평의 밭을 우리 가족의 먹을거리라도 해결할 양으로 올해부터 손수 경작하기로 했다.
밭두렁은 검은 비닐로 덮어씌우고 구멍을 뚫은 뒤 고구마, 파, 둥근 마, 들깨, 콩 등을 심었다. 건강식을 위해서 가능하면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뽑아도 한 쪽에서 다시 솟아나는 잡초가 문제였다. 내가 경작하는 밭은 내 고향 마을 앞 큰길가에 있다. 새벽에 밭에 나가 잡초를 뽑고 있으면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딱하고 답답하다는 듯 제초제, 농약 한 번이면 20여 일은 잡초가 나지 않고 작물이 어느 정도 자라면 한 번 정도 제초제를 더하면 끝나는데 왜 날마다 새벽에 나와 그 고생을 하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운동 삼아 하는 거라며 웃어 넘겼다. 트랙터로 밭을 갈아준 후배는 금방이라도 농약 통을 메고 와 제초제를 뿌릴 것 같은 기세로 잡초를 결코 이기지 못하니 농약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들의 친절한 충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와 잡초와의 전쟁은 계속되었다.
나 혼자서 하는 제초작업이라 잡초와의 전쟁은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마을 사람들도 이제는 지쳤는지 아니면 농사 경험이 없는 내가 어떻게 하나 보려는 듯 오늘도 또 나왔느냐고 인사만 하고 지나간다. 이쪽을 뽑으면 또 저쪽에서 비웃기라도 하듯 고개를 내밀고, 용용 죽겠지 하며 새파랗게 솟아나는 잡초들, 바랭이, 쇠비름, 피, 명아주, 바람하늘지기, 강아지풀 등이 우리 밭에 나는 잡초의 주종들이다. 바랭이, 이 녀석은 어찌나 땅 욕심이 많은지 사통팔달(四通八達) 세력을 확보해 영역표시라도 하듯 지나는 곳곳에 뿌리를 내려서 제거하기가 힘들고 뿌리나 몸통이 조금만 남아도 그 곳에서 싹을 틔워 다시 세력 확장에 나선다. 또 엄살이 어찌나 심한지 뽑아서 멀리 버리지 않고 밭에 두면 위에 있는 녀석은 말라 죽지만 밑에서는 죽은 듯이 있다가 어느새 땅에 뿌리를 내린다.
'피'는 힘이 황우장사다. 어릴 때는 잡아당기면 땅위에 있는 몸통은 잘리고 땅속에 남은 부분이라도 살겠다고 몸부림을 친다. 어느 정도 자란 녀석은 어떻게나 깊이 뿌리를 내리고 버티는지 한 손으로는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는 호미를 들고 협공을 해야 항복을 한다.
'명아주와 강아지풀' 등은 그 중에서 조금 손쉬운 상대다. '쇠비름'은 뿌리째 뽑아서 버리면 시들시들하다가도 비만 내리면 방긋 웃으며 다시 살아난다. 이런 녀석에게도 우리 몸에 좋은 오메가3가 식물 중 들깨 다음으로 많고 탄닌과 사포닌, 베타가로틴, 글로틴, 칼륨, 비타민 C, D, E 등의 성분이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의보감에도 '장명채(長明菜)' 라고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몸에 좋다고 알려지기만 하며 뿌리째 뽑아가 멸종 위기에 처한 석곡 할미꽃, 하얀 민들레, 질경이, 비단풀 등등 많은 식물이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쇠비름이 지금도 많이 있는 걸 보면 너무나 흔한 잡초라서 약효가 믿기지 않는 탓인지 아니면 그 효능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땀으로 목욕을 하고 모기에 물리며 어느 정도 잡초를 평정하고 나니 고구마 순도 무성하게 활착하고 들깨도 많이 자랐다. 둥근마도 지주를 세워 주었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타고 올라가 밭이 그럴 듯하게 가득 찬 느낌이 든다.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도 이제는 밭이 제대로 되었다고 칭찬한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손쉬운 잡초 퇴치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다가 말라 죽어 쌓여 있는 풀 더미에서는 다시 잡초가 나지 않는 것에서 착안하였다. 잡초를 뽑아낸 이랑에 낙엽이나 볏짚 등을 두툼하게 깔아주어 수분 증발 억제 및 퇴비역할까지 일석 삼조의 효과를 노리며 관망 중이다. 그러나  잡초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긴장을 풀지 말고 꾸준히 먼저 선공을 해야 한다. 방심하면 이들은 사정없이 공격해 오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쓸모없는 풀은 없는 거라며 이름 모르는 풀이라고 할지언정 잡초라고 부르지는 말라 고 한다. 바랭이는 소화력을 증진시키고 눈이 맑아지며, 강아지풀은 제열(除熱), 거습(祛濕), 소종(消腫), 이뇨, 시력감퇴, 종기, 악창, 부종 등에 쓰이며 하늘바람지기는 해열, 이뇨, 부종, 및 장염 등에 쓰인다고 한다. 명아주는 고혈압과 동맥경화 치료에 쓰인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약초의 역할 및 나물로써 우리에게 기여를 한다고 해도 농사를 천직으로 아는 농민들에겐 귀찮은 존재이며 공공의 적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직접 농사를 짓고 보니 무심히 사서 먹기만 했던 먹을거리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산되는지를 알게 됐다. 곡식 한 알 한 알 등 모든 먹을거리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농산물 생산 원가는 오르고 출하 단가는 자꾸만 내려가 한숨을 짓는 농민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뙤약볕 아래서 밭을 매시던 어머님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난다. 먼동이 트는 아침,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아픈 허리에 파스를 더덕더덕 붙이고 내 사랑하는 이들의 질 좋은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서 3㎞ 떨어진 밭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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