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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구연식
작성일 2021-01-15 (금) 05:5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542      
어머니와 솥뚜껑



어머니와 솥뚜껑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구연식







이 세상에서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통통 불은 젖을 부끄럽게 내밀어 아기에게 젖꼭지를 물려 젖을 먹이면서 서로 눈을 떼지 않고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오래전에 공주 석장리박물관에서 세계 유명 선사(先史) 유적지에서 출토된 여인들의 조각상을 대여하여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마디로 어머니는 지모신(地母神)으로 모성, 생식능력, 창조성, 또는 대지의 풍부함을 상징·대표하는 여신이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어머니를 상징하는 것은 무수히 많다. 영원한 사랑에서부터 부엌을 빼놓을 수 없다. 부엌의 각종 조리 도구에서 필수적인 솥단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양은 달라도 용도는 같다. 그래서 솥단지는 조왕신(竈王神)처럼 부엌을 지키며 어머니의 정성과 손때가 가장 많이 남은 물건으로 인류의 식생활과 같이했다.



가마솥에 장작불로 밥을 짓던 할머니의 부엌, 연탄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어머니의 부엌, 최신 가전으로 꾸민 며느리의 현대 입식 주방에서는 늘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장소이다. 그래서 부엌에는 솥단지가 항상 있고 그 솥단지의 솥뚜껑이 있다.



인류가 살았던 구석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어머니는 출산, 육아, 길쌈 그리고 취사(炊事)의 업무로 가정에서 어르신을 모시며 어린 자녀들의 생계를 꾸려왔다. 모성애의 본능은 모든 동물 세계에서 공통된 속성이다. 언제인가 포수(砲手)에게 총을 맞고 창자가 튀어나온 채로 피를 흘리던 어미멧돼지가 새끼들을 끝까지 보호하다 애처롭게 죽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하지 않던가?



새 중에서 까마귀는 효조(孝鳥)로 알려져 있다. 어미는 먹지도 못하고 새끼들만 거두다가 새끼 까마귀들이 날갯짓을 할 때쯤이면 영양실조에 걸려 실명(失明)된다. 그러면 새끼는 먹이를 물어다가 어미 입에 넣어준다고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하여 자오(慈烏), 효조(孝鳥), 반포조(反哺鳥)라 했다. 그뿐이랴, 회귀성(回歸性) 물고기 연어도 새끼들을 낳기 위해 자기가 태어난 곳을 끝까지 찾아가 알을 낳을 때는, 온몸의 살덩어리는 너덜너덜하며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눈은 먼 하늘을 보면서 마지막 숨을 쉬는 아가미등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동물들의 모성애 장면들이다.



조물주가 여자에게 남자보다 더 긴 수명을 준 것은 끝까지 새끼들을 보살피고 키워야 한다는 숙명이 아닐까? 요사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어머니가 안 계신 가정의 어린이들을 보면 간혹 뿔뿔이 헤어져서 안타깝게 사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된다. 현대 사회는 의식주 중에서 의와 주는 맞춤형 방식에 의해서 해결되지만, 그래도 가족의 식사는 동서고금 모두가 어머니의 사랑스러운 마음과 따뜻한 손길로 솥단지에서 지은 밥과 반찬으로 식구와 더 나아가 인류를 건사하고 있다.



그 옛날은 밥 지을 때, 땔감도 넉넉하지 않아 청솔개비를 아궁이에 몰아넣고 입으로 호호 불어가며 불을 지폈을 그때, 청솔개비 연기가 매워서인지 시집살이가 서러워서인지 어머니도 솥뚜껑도 같이 울어 부뚜막은 언제나 눈물로 질퍽했다. 어쩌면 우리 어머니들은 한 많은 세월을 부뚜막과 솥뚜껑의 그을음처럼 속이 타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은 양은솥에 뚜껑은 나무 널빤지로 둥글게 만들어 중앙 부분에 각목 두 개를 고정해서 손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옛날 시골에서 겨울에 꼬마들이 탔던 얼음 썰매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다. 게다(일본 나막신)는 일본인들이 즐겨 신는 나막신의 일종이다. 일본의 게다는 신발 밑창 모양과 같고 크기는 조금 크게 널빤지를 자르고, 게다 굽은 두툼한 각목을 붙여 만든 나무 신발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야외(野外) 활동이나 기타 긴급히 이동할 때 솥뚜껑은 필요 없고 솥단지만 가지고 가며 솥뚜껑은 게다짝 한 켤레만 벗어서 뒤집어 덮으면 된다며 편리성을 자랑한단다. 얼마나 비위생적인 발상일까?



우리나라의 솥뚜껑은 예사롭지 않은 디자인이다. 가마솥 뚜껑을 세워서 옆에서 보면 영락없는 어머니의 젖가슴이다. 우선 솥뚜껑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젖을 빨던 어머니의 젖꼭지(가마솥 뚜껑의 손잡이)를 중심으로 형상화하여 어머니의 은혜를 하루 세 끼 식사처럼 고마움을 잊지 않으며 평생 생각하고, 효도하도록 영구불변의 철주물(鐵鑄物)로 만들었다. 이렇게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젖을 빨던 어머니의 젖가슴이 형상화했으며, 조금 자라서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가마솥에서 식사를 지어서 한평생 먹여 살리고 있다. 이렇게 솥뚜껑까지 어머니의 자애(慈愛)와 자식의 효(孝)를 생각하게 했으니 얼마나 어머니의 사랑과 효를 중시했던 민족인가? 세상에서 어머니의 젖꼭지를 형상화하여 솥뚜껑을 만든 민족은 동방예의민족인 우리뿐이다.



독립된 어머니만의 공간이었던 부엌 속의 부뚜막에 있던 가마솥은 사라지고 대신 열린 공간의 싱크대(sink臺) 위에 전기밥솥이 있는 게 요즘이다. 어머니 사랑의 증표였던 가마솥이 이제는 시골집 사랑방 부엌에서 군불 때는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하여 그 옛날 어머니가 더더욱 그리워진다.

(2021, 1. 14. 정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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