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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곽창선
작성일 2020-11-21 (토) 07:16
ㆍ추천: 0  ㆍ조회: 13      
전주여, 움츠린 날개를 펴라
전주여, 움츠린 날개를 펴라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곽 창 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심리적인 여유가 생겼다. 지우들과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한 시절 향수가 머무는 전주한옥마을 나들이에 나섰다. 인파로 북적 거리던 거리는 빛이 가시고 먹구름이 짙게 흐르고 있었다.



전주 교동은 남다르게 정이 가기도하고 떨쳐 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조각난 기억들을 맞추어 보면, 죽이 잘 맞던 돌이, 석이와 어울려 곳곳에서 저지른 기행도 많았지만, 경기전 후원에 앉아 미래를 위한 당찬 결의와 꿈을 다지기도 했던 곳이다. 생각하면 나에겐 허상에 가깝도록 일그러진 지난날의 그 약속들이지만 희망에 들떠 웃고 울던 그리운 시절이었다. 나 스스로 초래한 결과물이지만 함께 다짐했던 벗들과 만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 의가소침할 때가 많았다. 이제 자승자박의 심정으로 현실에 만족하며, 마음속에 드리운 어둠을 헤쳐내리라.



원래 교동은 고래등같은 한옥이 주위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이고 전주천 맑은 물과 어우러져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은 청정지역이였다. 경기전, 전동성당, 향교가 대표적인 볼거리였다. 중앙동 일부는 적산가옥이, 교동 향교를 중심으로 고래등같은 전통 한옥이, 향교 뒤편 양지바른 언덕배기에는 판자촌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전원마을이었다. 교동에 한옥이 유달리 많이 들어선 유래는 일제 강점기에 민족혼을 뿌리채 뽑으려는 일제의 만행에 맞서 싸우려는 무언의 항거로 한옥을 짓기 시작했다니 느끼는 바가 크다.



한옥마을 주요 테마파크를 둘러보고 오솔길 따라 거슬러 오르면 이성계가 건국의 결의를 다진 오목대다. 이곳은 이성계가 수하들과 종친들 앞에서 술잔을 높이 들고 태평가를 부르며 역성혁명의 야욕을 불태우던 곳으로 어찌 보면 조선 건국의 효시요 쌈터같은 곳이었다. 자잘한 나무들이 즐비하던 동산에는 이제 울창한 숲을 이뤄 주위와 잘 어울리고 있다. 두리번거려 보지만, 빛바랜 지난 추억은 가늠해 볼 뿐이다. 초라하던 고종의 친필 휘호며 여흥을 즐기던 누각은 곱게 단청을 마치고 생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누각에 올라 두루 살펴보니 고층 건물과 공해의 영향으로 그 옛날의 감흥이나 정취를 느낄 수 없었다. 지난 시절 이곳에서 모악산 따라 다가사화와 완산칠봉의 아름다운 풍치를 즐겼고, 남고산성 치명자산의 품에 안기어, 좌우로 전주 8경을 두루 살필 수 있었는데 아쉽기 그지없다. 작은 바람으로 주위를 관망할 수 있는 망원경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목대 곳곳을 되짚어 가던 돌이가 갑자기 ‘이곳이야’ 하며 누각 옆 넓은 돌을 가리키며 손뼉을 친다. 첫사랑의 요람이라며 이곳에서 겪은 러브 스토리를 여과없이 털어내는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 들었다.  



가로 지른 육교가 오목 대와 자만마을을 연계하여 이목대와 한벽루로 안내하고 있었다. 언덕배기 으슥한 곳에 자리 잡은 자만마을은 입지적 여건이 불충분하여 의식주 해결이 매우 어려웠던 곳이었다. 전깃불이나 연탄불은 고사하고 먹고 마실 물마저 구하기도 어려웠던 빈민촌에, 이제 다리가 놓이고 도로가 뚫려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놀랄 뿐이다. 젊은 화가들이 뭉쳐 누더기처럼 너절한 사연들을 담벽에 담아, 깜찍하고 심플한 아이디어로 승화시켜, 꿈과 희망이 넘치는 이색 갤러리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의 구미에 따라 색다른 볼거리와 이벤트성 소품들을 전시해둔 정성들이 돋보였다. 모두 굴곡진 지난 세월의 여한을 떨쳐내려는 노력의 대가요, 몸부림이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는’ 노래글이 인상적이었다.  


 양지바른 마을 주위 아름다운 숲 사이, 이목대 길 따라 가을은 더욱 은밀하게 밀려들고 있었다. 텅 빈 동굴을 걸머지고 육교를 품어안은 한벽루의 초라한 모습에 뭔가 모를 화가 치밀었다. 미래 지향적으로 살폈다면 이 같은 꼴볼견으로 만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한때 자주 들러 노래도 부르고 더위를 식히던 그리움의 산실이었는데, 석양 노을빛에 공중 부양을 즐기던 피리며, 목놓아 울어대던 말매미의 노래소리를 영영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이웃에 어우러진 전통문화 시설들, 지금은 움츠리고, 고즈넉하게 터를 이룬 향교 앞 은행나무들은 황금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머지않아 한옥마을에 밝은 태양이 비쳐오는 상서로운 징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립동이 벗들과 격의 없이 돌아보면서 향후 이곳의 발전을 마음속에 그려 보았다.



1960년대 전주는 전국 6대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은 10위 권에도 못 미치는 중소도시로 전락했으나, 한옥마을이 거듭나면서, 해마다 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탈바꿈 되였으니 감개무량할 뿐이다. 그 여세로 국제 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도시형 슬로시티로 선정되었으며 또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었다. 론리플래닛이 선정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 명소 중 3위에’ 랭크되었으니 자부심을 느낄만 하다.



한때 성공적으로 부를 구축해 오던 부곡하와이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화려하던 명소가 왜 하루아침에 퇴락하고 말았는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한옥 마을은 전주의 자산이요, 희망의 요람이다. 맛과 멋이 어우러져야 전주다운 모습이 될 것이다. 세계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발맞추어 날로 비상하고 있다.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남으려면,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 마누라와 자식만 남기고 모두 바꾸라” 라던 어록을 행동에 옳길 때려니 싶다.

                                                                     (2020.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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