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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20-07-30 (목) 09:4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9      
고향이란


고향이란
 
 전민일보
| 승인 2020.07.29 09:20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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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란 꿈속에서 만나는 곳이다. 보이지 않는 끈이 마음을 자꾸 끌어당기는 곳이다. 말만들어도 가슴이 뭉클하고 어릴 적 일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곳이다.

정다운 부모가 계시고 조상이 잠들어 있으니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곳이다. 그러기에 멀리 떨어져 살던 사람들이 주말만 되면 고향을 찾는 것이리라.

오늘 딸네 집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인데 고속국도가 꽉 막혀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서울에서부터 안성까지 밀렸다. 천안 논산 간 길로 접어드니 또 막혀 움직이지 않았다. 호남좌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내려오는가 보다.

나의 고향은 장뜰이다. 본래는 김제군 용지면 남정리이었는데 전주시로 편입하여 덕진구 남정동이 되었다. 그래도 시내에서 40리나 되는 곳이다. 내가 살던 집이 그대로 있고 그 때 같이 살던 어른들도 10집이 남아있다. 가면 반갑다. 옛날이야기 하며 놀다 온다. 또 앞산에는 조상들의 묘가 있어 자주 가게 된다. 여름에는 풀을 뽑지 않으면 풀밭이 되므로 자주 가야 한다.

어느 날은 고향에 다녀와도 아무도 만나지 못하는 때가 있다. 길가에 나와 있지 않으니 집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가 없다. 아는 사람도 여자노인뿐이라 그렇다. 어린아이 울음소리 들어본지가 20년도 넘었다. 사는 사람이 없어 헐린 집이 10여 채가 넘는다.

작은 마을이라 어렸을 적에 또래 친구가 없어 형들과 놀았다. 우리 집과 공동우물사이에 100여m 되는 긴 담장길이 있었는데 그게 놀이터였다. 제일 많이 한 놀이는 진뺏기 놀이였다. 두 편으로 나누어 양쪽 끝에 진을 정하고 아웃시켜 나가며 진을 터치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공격하려고 진을 떠나면 늦게 진을 떠난 상대가 터치하면 아웃이다. 터치 못하게 우리 편도 나와 공격하여 겨루었다.

마지막 남은 사람이 진을 지키면 남은 상대편이 모두 와서 공격한다.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터치할 수 없으니까. 결국 진을 터치당해 지고 만다. 몰고 도망치고 계속 달리는 게임이다.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보면 어머니들이 나와서 저녁 먹으라고 불렀다. 어머니의 부르는 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같이 놀던 그 친구들이 한 없이 보고 싶다. 그 사람들은 지금 모두 하늘나라에서 놀이를 하고 있을 게다.

겨울에는 앞 논의 물코를 막아 놓으면 물이 고여 얼었다. 각자 만든 스케이트를 가지고 나와 타고 놀았다. 서서 타는 것도 있고 앉아서 타는 스케이트도 있었다. 싱싱 달리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잘못하여 넘어져도 아픈 줄도 모르고 일어서서 계속 탔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에서 세계를 제패하는데 우리들의 논배미 스케이트에서 보인 실력이 이어진 것이리라. 철사가 귀해서 만들기도 힘들었는데 어떻게 하였는지 집집마다 스케이트가 있었다.

우리 집 앞에는 논이었다. 여름에 비가 오고 개이면 물이 흘러 논으로 들어갔다. 조금씩 흐를 때 진흙으로 가로 막으면 물이 고였다. 고인 물을 호박잎줄기를 꺾어 대롱삼아 물이 둑을 넘어 흐르도록 하고 놀았다.

위에 고인 물이 호박잎줄기 속을 흘러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물이 많으면 여러 개를 걸쳐 놓으면 잘 흘러내렸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어릴 적 놀이여서 상상하여 보았다. 놀이 기구가 없던 옛날에는 주변의 사물들이 전부 놀이 감이 되었다.

고향에는 증조부님부터 사촌형님들까지 한 곳에 잠드셨으니 일변이면 20여 번은 간다. 핑계는 묘소관리이지만 고향냄새를 맡으러 가는 것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노인정이 있다. 거기에 들르면 옛날 같이 살던 어른들을 만날 수 있다. 가끔 커피 박스를 사들고 가기도 하고 헌금을 내어 점심식사에 도움이 되도록 돕기도 한다.

조그마한 정을 표시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올 때는 상추, 쑥갓, 머위 등 채소를 얻어 오기도 한다. 오가는 정이 그런 것이다. 고향을 그리워 하니 옛날 어른들이 떠오른다. 마음씨 고운 어른, 목소리가 굵은 호방한 분, 인정이 없이 사납기만 한 부자 집 사람, 열심히 일하여 근근이 살아가던 할아버지, 정답던 뒷집 어머니, 친형제처럼 지내던 선배 모두 그립다. 못살고 어려웠어도 정을 나누고 살던 분들이라 몹시도 그립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 그 분들을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다. 그 세월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지금 사는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아는 사람이 없다. 고향에 가도 들를 곳이 없게 된다. 고향 어른들 오래오래 사셔서 못 다한 정 길이 나누기를 바란다.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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