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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성덕
작성일 2020-05-25 (월) 05:55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42      
뒤도니로 살리라
뒤도니로 살리라

                                                                      한성덕







 ‘뒤도니’란, ‘앉으나 서나 자리를 옮길 때마다 뒤돌아보는 사람’을 일컫는다. 육십대 중반인 지금에야, 한 수필가의 글에서 뒤도니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때부터 뒤도니로 사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꾸 잊어버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며, 물건을 놓고 다니기 일쑤여서 하는 말이다.  

 김학 교수님으로부터 수필지도를 받는다. 그 제자들 중에는 훌륭하고 출중한 분들이 많다. 그 중 경찰서장출신이 한 분 계신다. 명문인 전주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북대학교 법대와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전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다. 전국 최초의 박사 경찰서장이라니 놀라울 뿐이다. 1937년생이니 83세가 아닌가? 웬만한 사람 같으면 ‘에헴’하면서 자리를 차지하며 어른대접이나 받으려고 할 텐데, 늘 걸어서 신아문예대학에 오시는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그래서일까? 50대의 당당한 모습 같고, 총기(聰氣)와 글 솜씨가 젊은이를 뺨친다. 그분 김삼남 선생께서 “무궁화 꽃은 피고 또 피는데”라는 처녀 수필집을 출간하셨다. 수필을 지도하시는 김학 교수님의 발문(跋文)에서 미소가 번진다.

 “문암 김삼남은, 1960년대 초 20대 젊은 나이에 무궁화 잎 하나로 경찰생활을 출발하여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 7년 만에 무궁화 한 송이(경위)를 피웠고, 16년 만에 무궁화 세 송이(경정)를 달았다. 또 9년 만에 대망의 무궁화 네 송이(총경)를 피웠으니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겠는가? 시험, 시험, 시험이란 징검다리를 거쳐 올라온 고지였다.

 김삼남은 자신이 태어난 임실이 제1고향이고, 처음 무궁화 꽃을 피운 전남 고흥은 제2고향, 네 번째 무궁화 꽃을 피운 무주는 제3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두 번이나 목민관으로 근무했던 무주를 ‘참 고향’이라 생각한다.”

 우리 수필반원들끼리 조촐하게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수강도 어렵지만, 바쁜 일정으로 많이 참석하지 못해 퍽 아쉬웠다. 그래도 총무 김용권 선생의 알뜰하고 짜임새 있는 순서에 모두가 흐뭇해 했다. 63편의 수필 중에서 대표적인 글로 “뒤도니 할아버지”가 선정되었다. 그래서 뒤도니를 알았다. 무주가 참 고향이라는 저자 김삼남 님, 무주가 토박이인 김세명 새 회장님, 거기에 무주가 고향인 내가 선생님의 글을 낭독했으니 이런 영광이 어디 있겠는가? 글을 몇 번이나 읽으면서 뒤도니가 마음에 들었다. 그 분 글의 일부다.



 초임지에서의 일이다. 매주 월요일이면, 허름한 코트차림의 할아버지가 출근하는 직원처럼 정문에 나타났다. 직원들이 정문에 들어서면서 ‘뒤도니’ 출근하신다고 환영대신 일제히 비아냥거렸다. 평생을 교사로 봉직하고, 말년에 그 고을 교육장을 지내신 교육자였다. 퇴직 후 인쇄소를 경영하면서 각급 행정기관의 인쇄일감을 받으러 다녔다. 할아버지의 노익장과 정성에 감복하여 일감들을 모아주곤 했었다. 그 할아버지의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게 일상의 삶이었다. 사연인즉, 교육장시절 귀중한 물품을 앉은 자리에 놓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다시는 분실하지 않겠다는 완벽주의가 생활화 되었다. 뒤도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수십 년 지난 요즈음에도 자꾸 떠올라 나와 대비가 된다.  


 선생님 연세에 비하면 아이 같지만, 불과 몇 주 사이에 ‘뒤도니’로 산다. 앉았다 일어나면서 뒤도니, 외출하면서도 뒤도니, 마트에서도, 차에서 내릴 때도, 친구네 집에서도, 심지어는 수필을 쓰면서도 ‘뒤도니’를 종알거린다. 그러면서도 빠트리거나 잊을 때가 있으니 이 나이를 어찌하랴? 어쨌든 ‘뒤도니로 살리라’는 생각을 야무지게 한다. 허지만 언젠가는 그 말마저 잊어버릴 테지, 하는 생각과 함께, 이내 씁쓸함과 숙연함이 엄습해 온다.

                                        (2020. 5. 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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