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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정근식
작성일 2020-03-18 (수) 07:08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78      
나는 격리 중
나는 격리 중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정근식







늦잠을 자고있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주말인데 뭐하고 있는지, 식사는 했는지 시시콜콜한 것들을 물었다. 평소 아내와 통화는 1,2분 정도였는데 오늘은 별다른 화제거리도 없었는데 십분 이상 통화를 했다. 요즘 들어 부쩍 아내의 전화가 잦다. 안부를 묻고 전화를 마쳤는데, 오늘은 마음이 편치 않다.  

지난달 아내는 대구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며칠 휴가를 내어 간병을 하긴 했지만, 통증으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왔다. 다행히 아이들이 방학 중이라 간병을 맡겼다. 코로나가 대구경북 지역에 확산되자, 아내는 감염이 걱정되어 예정보다 빨리 퇴원을 했다.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주말에 오겠다는 말을 하고 왔는데, 그날이 최근 아내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나는 당연히 주말에 대구에 갈 것이라서 옷조차 챙겨오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주말에도 전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격리중이다. 바이러스 확진자는 아니지만,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격리 중이다. 가족이 있는 대구에 한 달째 가지 못하고 있다. 요즘 대구지역 신규 확진자가 줄어 승용차로 집에 다녀 올 수도 있지만, 내 스스로 격리를 택했다. 격리 아닌 격리생활을 하는 사람은 나뿐만 아니다. 직장동료 중에 가족이 대구에 있는 직원 모두가 격리 중이다. 한 달째 주말을 전주시민으로 지내고 있다. 자신들로 인해서 직장이나 동료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은 책임감 때문이다.

 격리 생활이 편하지는 않다. 처음 한두 주는 이럭저럭 견딜 만 했는데, 한 달이 지나자 가끔 짜증이 난다. 식사도 불편하지만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니 외롭다. 금요일 가족에게 돌아가는 다른 지역 직원들에게 주말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지 말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아내는 격리 생활을 이해해 준다. 건강이 좋지 않는 자신에게 무관심하다고 원망하지도 않고 도리어 격려해 준다.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내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이 마음 아프다.

 직장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리된 직원이 있었다. 함께 회의를 했던 타기관 직원이 확진을 받아 예방 차원에서 격리가 되었다. 묘하게도 그날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을 위한 회의를 했는데, 회의에 참석한 타기관 직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확진자가 접촉했던 타기관 직원 40여 명과 직장동료들은 보건소에서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그들은 격리기간이 끝난 뒤 다시 출근을 했다.

확인자인 타기관 직원이 지난 금요일 오후에 코로나 검사를 했다는 소식은 잠시 혼란을 일으켰다. 회의에 참가한 직원 한 명이 설사와 배탈로 휴가를 갔는데, 코로나 증상과 같았다. 그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가족에게 감염될까 봐 집에 갔다가 돌아온 직원도 있고, 주말 내내 방에 들어가서 가족과 대화조차 하지 않은 직원도 있었다. 나름대로 가족을 위해 스스로 격리를 한 셈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최고의 방법은 격리이다.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접촉을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간격을 두자는 것이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어떤 사람은 한 달 동안 땅을 밟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바람을 쐬고 싶으면 베란다에 가서 시원한 공기를 마신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격리 중이다. 항공기 착륙을 거부하고, 국경을 막고, 입국한 외국인을 격리 조치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외국 규제가 심하다. 150개 국이 우리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빨리 극복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외세의 침략이나 힘든 일을 극복하는 힘이 있다. 평소 치고 박고 싸우다가도 위기가 닥쳐오면 엄청난 결속력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런 모습을 보고 어떤 학자는 우리민족은 취미가 국난극복이라고도 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 현명한 대책으로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주적 대응방식을 외국의 언론사들이 연일 칭찬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격리가 필요한 시기다. 나와 우리를 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는 지금 격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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