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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박제철
작성일 2020-03-16 (월) 18:43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53      
헛되지 않는 기다림
헛되지 않는 기다림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제철







단군신화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웅녀와 결혼하여 단군이 태어났으며, 그 단군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웠다는 것이 신화의 요점이다.  



나는 이 신화를 생각할 때면 곰의 끈질긴 기다림이 먼저 생각난다. 일을 시키면 융통성 없이 어리석고 멍청한 듯 끈질기게 하는 사람을 곰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곰은 어두운 동굴에서 21일간을 마늘과 쑥만 먹으면서 사람 되기를 끈질기게 기다린 끝에 여자인 웅녀로 환생했다. 기다림은 이렇듯 고통도 있지만 그렇게도 원하던 사람으로 환생하는 기쁨도 얻지 않았던가? 단군신화는 어쩌면 기다림의 미학(美學)이라는 표현의 시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어릴 때 나는 언제쯤이나 부모의 간섭 없이 성년이 되어 세상을 마음대로 살 수 있을까 하고 성년이 되기를 기다렸고, 성인이 되어서는 언제쯤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할까 생각하며,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젊은 날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언제 승진이 될까 하고 승진을 기다리기도 했다. 정년퇴직을 하고는 아들딸손자 등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을 기다리고 있으니 평생을 기다림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기다림이란 이렇듯 즐거움의 기다림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기다림도 있다.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19는 나에게 즐거움의 기다림이 아닌 고통의 기다림과 인내해야함을 다시 한 번 가르쳐 주고 있다.



코로나 예방의 최선은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자주 하라고 연일 언론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심한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구입하여 쓰고 남은 것이 몇 개 있었다. 그 정도면 되겠지 하고 마스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매체에서 마스크 사재기가 성행한다고 하는가 하면 마스크 품귀현상까지 일어난다고 했다. 소비심리가 발동한 것일까? 별로 관심이 없던 마스크에 대한 불안심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마스크를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났다. 그래도 10개정도는 내 앞에 있어야 든든할 성싶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마스크문제로 갈팡질팡하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까지 했다. 마스크를 농협과 우체국을 통하여 하루에 1인당 5매를 판매한다는 대책이 발표되었다. 첫날 농협 하나로 마트엘 갔다. 비교적 일찍 간다고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살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걸고 1시간쯤 기다렸다. 그런데도 사지 못했다. 수량이 200장이 나와서 5장씩 40명에게만 판매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선착순 40명은 바로 내 앞에서 끊기고 말았다.



다음날은 오후 2시부터 판매한다고 했다. 일찍 간다며 12시경에 갔는데 마스크 판매장 앞에 사람이 없었다. 내가 제일 일찍 왔구나 하고 쾌재를 부르며 판매대 앞으로 갔다. 하지만 나를 가다린 것은 <오늘의 마스크 번호표는 다 나갔습니다.>라는 책상위의 팻말 글씨가 전부였다.



아니, 어제는 2시에 오라고 하더니 왜 벌써 번호표를 다주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침 8시도 못되어 사람들이 몰려들어 할 수없이 아침에 배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일 아침 7시쯤 와서 자동차는 후문쪽에 주차하고 마트 후문으로 들어오라고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듯, 미안하다며 다음날 아침 행동요령까지 알려주니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다음날 아침 6시 30분경에 가려고 채비를 챙겼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비가 오면서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마스크도 마스크지만 감기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으나 비가 오는 추운날씨에 자신감을 잃었다. 갈까말까 망설이면서 TV를 켰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약국에서 마스크 5부제 판매를 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래! 5부제하면 나 같은 사람도 살 수 있을 거야.’ 라는 확신이 생겼다. 약국에서 사기로 하고 농협에서의 구매는 포기했다. 5부제 판매의 아이디어는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가 낸 것인데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5부제 첫날인 월요일이 나의 출생년도와 맞는 날이다. 약국 문이 아침 9시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래도 30분 전에는 가서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찍 출발했다. 멀리서 보니 약국문은 열려있는데 줄이 없었다. 옳거니 됐구나 싶었다. 약국에 들어서려다 보니 <아직 마스크가 도착 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마스크가 언제쯤 오느냐고 물었다. 언제 도착할지 모른다며 전화번호와 이름을 써놓고 가면 전화를 해주겠다고 했다. 며칠 전의 뉴스에서 약사가 나와서 바쁜데 마스크 때문에 할 일을 못한다면서 온갖 짜증을 내는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다. 전화번호를 남기면서도 반신반의(半信半疑)했다. 한 시간쯤 뒤에 약국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 마스크가 도착했으니 오라는 전화였다. 너무도 반갑고 고마웠다. 약국에 도착하니 10여 명이 줄을 서있었다. 약사의 친절한 전화덕분에 2장의 마스크를 처음으로 살 수 있었다.



마스크를 사려는 기다림 속에서도 기억에 남을 친절한 약사를 만나게 된 것은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잡힐 것 같은 기다림 속에도 잡히지 않는 무지개 같은 기다림이 있음을 알게 된 것도 마스크 덕분이다. 오랜 기다림이나 힘든 기다림 끝에 얻는 성취는 그 기쁨도 두 배다.

오늘 하루도 나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 기다림이 곰이 웅녀로 변하는 환희(歡喜)의 기다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마스크 두 장을 구하기 위한 기다림이었지만 헛된 기다림이 아니어서 감사하고 싶다.

                                                        (2020.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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