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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성덕
작성일 2020-02-14 (금) 04:56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60      
사랑의 콩깍지
사랑의 콩깍지

                                                                         한성덕





 사람의 눈에 상대방이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말이나 행동, 입은 옷이나 걸음걸이, 심지어 짜증과 투정과 토라지는 것까지도 밉지 않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별로라 할지라도 무슨 상관이랴? 내게 예뻐 보이면 그만이지. 이런 상태를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거나, 비슷한 말로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뿜어내는 특별한 호르몬작용 때문이다. 조물주 하나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아름다움이 없다면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살까?

 모든 사람이 ‘어떤 원리로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하는 호기심이 참 많았다. 미국의 헬렌 피셔(Helen Fisher) 교수의 글을 접한 뒤에야 뇌에서 발생하는 호르몬 때문인 것을 알았다. 그는 사랑을 세 단계로 나누었다.

 첫째, 갈망하는 단계. 주로 여성성의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성의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정을 동요시킨다. 상대가 무작정 좋아지는 시기다.

 둘째, 끌림, 즉 매료의 단계. 밤마다 상대방이 생각나면서 보고 싶어 안달이다. 사랑이 눈을 멀게 하는 시기다. 이때의 호르몬 도파민은 쾌감과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아드레날린 호르몬은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그리고 호르몬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호전시키고 행복과 만족감을 선사한다.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었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한데 만나는 순간 눈이 번쩍했다. 동공이 풀리고 눈이 뒤집어진 게 아닌가?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지는 찰나였다. 그야말로 ‘제 눈에 안경’이었다. 끙끙대느라 잠 못 이루고, 하루를 하얀 머리로 시작했다. 누가 업어갈까 봐, 연애하던 일 년 내내 거의 매일 전화를 했었다. 살포시 미소 짓는 독자들이 많은데 비단 나만의 사연일까?

셋째는 애착단계. 서로간의 신뢰가 꽃을 피운다. 호르몬 옥시토신은 애정행각이나 오르가즘을 느낄 때 생성한다. 서로에 대한 스킨십이나 유대관계를 강화시킨다. 출산과 수유 때도,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효율적이다. 호르몬 바소프레신은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의무감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사랑은 호르몬에 의해서 크게 좌우하는 것을 알았다. 자녀들이나 주변에서 ‘저 사람은 내 이상형이 아냐. 저런 사람은 별로야.’ 하면서도 어느 날부터 서로 사귀고 있음을 왕왕 본다. 왜 그럴까? 생각으로는 아닌데, 막상 만나면 뇌에서 호르몬이 발생해 서로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건, 콩깍지가 눈에 붙어 사물을 제대로 못 보거나, 무언가에 홀려서 제 정신이 없을 만큼 홀딱 빠져든 경우를 뜻한다. 도리깨질을 해 본 경험이 있다. 도리깨를 돌려가며 콩깍지를 내리치다보면, 순간적으로 콩 껍질이 튀어서 눈꺼풀에 찰싹 들어붙을 때가 있다. 갑자기 시야가 흐려서 애를 먹는다. 이를 빚대어 사람을 잘 못 봤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하기도 한다.


 텔레비전의 인기는 스포츠여서 연속극은 거의 안 본다. 요즈음은 나를 기다리게 하는 주말연속극이 있어 기쁘다. 시간이 되면 서재에 있다가도 거실로 쪼르르 달려간다. 회를 거듭할수록 매료되는 ‘사랑의 불시착’(tv N) 때문이다.

재벌 2세 윤세리(손예진 분)가, 신제품 스포츠 의류를 테스트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돌풍에 휘말려 북한에 불시착했다. 마침, 북한장교 리정혁(현빈 분)이 그녀를 발견했다. 경계근무를 소홀히 한 게 탄로날까 봐 숨겨주면서 전개되는 로맨스다. 북한의 불시착을, ‘사랑의 불시착’으로 엮어낸 이색적인 드라마에 난 그만 홀딱 반했다.

 다소 황당해 보여도, 사랑을 미끼로 한 북한사람들의 삶을 잘 담아낸다. 조연들의 연기가 흥미진진하고, 제2의 끌림 단계에서 오는 사랑엔 가슴이 콩닥거린다. 그들의 찰진 연기에 흠뻑 빠져버렸다. 마치, 아내와 연애하던 때를 재현하는 듯하다. 우리 이야기 같아서 기분이 묘하고 재미가 쏠쏠하다. 연속극에 이토록 빠진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드라마를 보면 2단계 호르몬이 팡팡 터지나 보다. 아마도 생소한 북한생활상과 말씨, 코믹한 연기와 사랑, 지난날 우리의 연애감정, 이 삼박자가 맞물려 그런 성싶다. 연속극에 콩깍지에 씌었다.

 사람들이 평화를 말하고, 정의를 부르짖으며, 더불어 살자고 하지만 반신반의한다. 허울 좋은 외침으로 끝나나 싶어서 퍽 아쉽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모두에게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지면 그만인 것을.

                                         (2020. 2. 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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