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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이진숙
작성일 2020-01-19 (일) 17:05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51      
2019년을 돌아보니
2019년을 돌아보니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이진숙







나도 모르게 입가에는 웃음이 맴돌고 마음에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한편으로 눈가에 물방울이 맺히기도 했다. 큰손자 가온이가 태어나던 해 한여름 갑자기 유학을 떠난 아들 내외, 그로부터 10여 년을 훌쩍 넘기고 지난해 큰손자는 9월에 중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계속 강의를 나갔던 대학에서 교수채용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었던 터라 이번에는 열심히 준비하니 걱정 말라고 했다. 아침마다 올리는 나의 심고는 날이 갈수록 더욱 간절해졌다. 그러기를 두어 달, ‘어머니, 저 면접에 통과되었어요!’ 얼마나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금세 눈이 촉촉해지고 코가 멍멍해졌다.

"아들, 애썼다!"

에딘버러에 유학 간 아들은 그렇게 에딘버러디자인대학 교수가 되었다.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하지만 행여 누군가 해코지 할까 봐 입을 꼭 다물었다.

그 학교 설립 101주년 기념식에서 그간 학교를 다녀가거나 현재 근무 중인 교수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는데 맨 마지막에 ‘기룡 최’ 하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전화를 했다. 그 순간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을까?  한국에 남아 부모에게 오빠 몫까지 챙겨주던 딸이 핀란드로 떠난 뒤 지구상에 마치 늙은 우리 부부만 남아 있는 것 같이 허전한 마음이었는데….

그간 아들은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잘 알고 지내던 한국인에게 몇 달치 임금을 떼이기도 했단다. 그러면서 공황장애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허전함과 즐거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아들의 기쁨은 나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그래도 딸이 곁에 없는 허전함은 무엇으로도 대신 하기 어려웠다.

그간 딸내미는 핀란드에서도 한국회사 일을 하기에 그곳에서 한국시간과 맞춰 일을 해야 했다. 한국시간 오전 9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려면 그곳 시간 새벽 2시에 일을 시작해야 했다. 녀석이 다니는 회사는 다행히도 출퇴근이 자유로운 곳이기에 새벽 4시부터 8시간씩 일을 했다. 그렇게 하니 오후 시간에는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충분하고, 석 달간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는 했다. 그러다가 아주 좋은 기회가 찾아 왔다. 핀란드지사에서 자기와 같은 업무를 보는 직원이 그만둔다는 연락이 왔단다.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두어 번 아이들을 만나러 핀란드에 갔을 때 핀란드 지사에 들려 얼굴을 익혔고, 또 자신의 업무가 무엇이라는 것도 미리 알려 두었던 것이 효과를 본 것일까? 곧 바로 응시해서 세 차례에 걸친 혹독한 면접을 통과하고 지난해 12월 20일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이기도 하며 또 본인도 그런 한국지사에 다녔었고 핀란드에 가서 그곳 지사에 수평 이동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핀란드지사 업무 인수인계는 어느 정도 끝났고, 한국지사에 인계만 하면 3월1일부터는 바뀐 업무를 볼 예정이란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담당이 지사가 바뀌면서 서유럽 담당 업무를 보게 되었다. 마침 회사도 지금 살고 있는 ‘에스뽀’라는 도시에 있어 자동차로 10여 분이면 출근할 수 있단다.


이렇게 아들과 딸이 약속이나 한 듯이 차례로 우리를 기쁘게 해 주니 2019 기해년은 우리 가족에게는 행복과 기쁨의 해였다. 또한 큰손자 가온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외국으로 가게 되어 많이 걱정을 했었다. 2018년 4월에 핀란드로 갔는데 그곳은 새 학기가 9월에 시작되어 다시 5학년에 들어가서 마음고생을 조금 했었다. 하지만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면서 그간 염려했던 일들이 괜한 일이었다는 듯이 중학교에 들어가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지금은 중학교 친구들 생일초대도 많이 받고 온라인에서는 한국친구들과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그곳은 초등학교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 같은 선생님과 지낸다고 한다. 그러니 중간에 외국에서 온 아이가 같은 반이 되면 참 힘들 것 같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1년 더 다니게 하면 어떻겠느냐 는 말까지 했다는데….

둘째 루미는 워낙 성격이 좋은 아이여서 한국에서도 반 아이들과 잘 지냈었다. 여전히 그곳에 가서도 또래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고, 셋째 루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간 덕분일까 그곳에 간지 한 달여 만에 친 할머니와 수다를 떠는 동영상을 보내 왔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완전히 핀란드 아이가 되었단다.

지난해를 돌아보니 우리 가족에게만 특별히 행운이 가득한 한 해였던 것처럼 좋은 일만 거듭 찾아오니 참으로 흐뭇하다. 그간 아들의 피나는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아들은 ‘2019년이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또한 딸내미가 판란드로 떠날 때의 허전함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시간이 약’이라고 한 옛 어른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아들 딸 모두 자기가 있을 자리를 찾아서 잘 지내고 있고, 우리 부부 또한 아직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무엇을 더 바랄까?

                                                                        (202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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