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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박제철
작성일 2019-11-23 (토) 10:0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64      
덤으로 따라오는 행복
덤으로 따라오는 행복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금요반 박제철











나이를 먹을수록 남을 배려(配慮)하라고 한다. 배려라고 하면 무슨 큰 도움을 주거나 보살핌을 주어야만 배려인 줄 알았다. 내 몫까지 포기하면서 남을 위한 배려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작은 배려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은 일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며칠 전 일이다. 아파트 승강기 구석에 풋 호박 여러 개가 들어있는 박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 하얀 종이엔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 라는 매직 글씨가 씌어 있었다. 아마도 같은 라인에 살고 있는 분이 따다 놓은 성싶었다. 예전에도 상추며 풋고추 등을 가끔 가져다 놓았었다. 누군가 호박을 다 가져 가고 빈 상자만을 회수할 땐 즐거움의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싶다. 작은 것이지만 이것이 남을 위한 나눔이고 배려구나 하는 생각에 그분에 대한 사람 냄새나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은 승강기를 타려고 바삐 가는데 닫히려던 승강기 문이 다시 열렸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올라가려다 바삐 오는 나를 보고 다시 승강기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타자마자 ‘어서 오세요! 몇 층에 가세요?’ 하면서 인사를 했다. 너댓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도 ‘할아버지에게 배꼽인사 해야지!‘ 하자 곧바로 배꼽인사를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나는 5층에서 내리면서 ’감사 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이것도 이웃에 대한 작은 친절이고 배려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에 다닐 때의 일이다. 오전수업을 마치면 인근음식점에서 점심을 같이 했다. 목사님 세 분이 같은 반이었다. 음식점에 도착하면 목사님들께서 앞 다투어 동료들 수저와 젓가락을 챙기고 식당이 바쁘면 주방까지 가서 음식을 날라 오기도 했다. 식사가 끝난 뒤에도 커피를 타는 등 서로가 동료들을 배려하기에 바빴다. 그러니 화기애애할 수박에 없었다. 수요반 최인혜 회장은 지금까지 5년여를 자기 돈으로 문우들을 위한 간식용 빵을 사온다니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금요반 수업 때는 책상에 웬 쌀 포대가 놓여있고 문우 몇 분이 비닐봉지에 쌀을 나누어 담고 있었다. 김재교 문우님께서 완전 유기농으로 농사지은 쌀을 가져 와서 그 쌀을 골고루 나누는 작업이었다.



이렇듯 나누고 배려만 하는 사람만 사는 세상도 아니다.



내 친구 하나는 감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가을 이맘때면 감 수확에만 며칠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그 친구의 감농장이 어디에 있는지 또는 얼마를 따는지도 모른다. 다른 친구의 말을 들어봐도 감농장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 친구 저 친구에게 감 자랑만 하지 감 한 개 먹어보라고 주지 않는다. 그런 친구에게 감 한개 달라고 하면 무슨 망신을 당할지 몰라 감 한 개 얻어먹은 친구가 없다. 힘들게 감 농사지을 때 도와주지는 않았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승강기를 타려고 가는 것을 보면서도 문을 닫고 올라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손을 흔들며 같이 가자고 해도 보지 못해서인지 그냥 올라가버리기도 한다. 승강기에 같이 타고 가면서도 말 한마디 없는 경우도 많다. 나는 젊은 사람이 먼저 인사라도 해야지 내가 먼저 할 수야 없지 않는가 생각하고 젊은 사람은 자기 또래도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으로 같이 가기 싫거나 일부러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오랜 습관으로 배려할 줄 몰라서 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듯 내 주변에도 배려하는 사람과 배려 를 모르고 무관심하게 지내는 사람도 많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나눔과 배려를 하면서 살았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태어날 때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나왔다. 젊은 시절에는 앞만 보고 뛰었다. 항시 그때그때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지금까지 부끄럽지 않게는 살아왔다는 자부심만이 나를 위로 해준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에는 나눔과 배려를 얼마나 했는지 별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이제야 철이 드는지 남을 위한 배려와 나눔을 같이해야겠다는 마음을 항상 다잡아 본다.



내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남을 위한다는 것은 어쩌면 성인의 경지에나 이르러야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익을 보고 타인도 이익을 보게 한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은 소흘히 했던 형제자매도 챙기고 보니 너무 좋아 했다. 손자들도 지갑을 자주 여니 할아버지가 최고라고 한다. 승강기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먼저 인사하니 같이 따라하며 승강기내애서도 온기가 돈다. 2019년 한 해도 멀지 않아 문을 닫을 것이다.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친구들에게 전화도 하고 식사라도 같이 나누고 싶다. 남을 위한 작은 배려나 나눔 뒤에는 행복이라는 것이 덤으로 따라온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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