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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창임
작성일 2019-11-22 (금) 06:16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314      
남편의 기 살리기
남편의 기 살리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창임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우리가 곱고 아름다운 단풍과 오랫동안 밀어를 속삭일 수 있도록 바람님의 커다란 배려가 있었다. 무릎이 아픈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내장산은 멀리서 오시는 분들께 양보한다는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내장산 주위를 맴도는 것으로 단풍구경을 대신했다.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들은 잎이 다 지고 있지만, 약간 낮은 곳이나 안쪽에 자리한 단풍들은 11월 중순이 지난 지금도 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남편은 “야, 환상적이네!“ 하고 탄성을 터뜨린다.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오묘한 저 아름다운 빛깔들! 정말이지 아주 아름답기 그지없다.

 꽃이 지고 긴 잠을 준비하는 계절인데 잡풀 속에 노란색 꽃이 세상을 구경하려는 듯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알고 보니 기린초라는 들꽃이 내 마음을 붙잡는다. 꼭 기린이 고개를 쑥 내밀고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냄새를 맡아보니 향기 또한 매우 좋아서 내 가까이 두고 향기에 취하고 친구하며 자판을 두드린다. 정읍수필 3호 출판기념식 준비로 남편은 요즈음 바쁜 나날이다.

 11월 18일 월요일 11시 출판기념식에 참석하려고 여유 있게 일찍 앤 카페에 도착했다. 부지런하기로 이름난 재무국장님이 먼저 나와 열심히 준비를 하고 계셨다. 조금 있으니 정읍시교육장님, 전 시장님, 장지홍 정읍문인협회 회장님, 윤철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등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반가이 맞아들였다.

식전행사인 오프닝 세리머니로 김대섭, 김복희 씨 부부가 나와 멋진 음악을 선사했다. 먼저 남편인 김대섭 님이 나훈아의 사랑을 멋지게 색소폰으로 연주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부인이자 이 지역 성악가로 이름난 김복희 마리아가 샹송 어텀리브스를 노래하고 앙코르 곡으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주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목소리가 매우 아름다워 듣는 사람이 그 아름다운 노래에 푹 빠지게 했다. 그녀는 시인, 수필가, 화가, 성악가이다. 남편은 색소폰 연주를 하고 목공예와 금속공예도 잘 한단다. 이렇게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부부가 한없이 부럽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남편이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며  사회를 잘 본다. 축사로 강 광 전 시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단체장들께서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축하 떡 자르기를 한 뒤에 따끈한 떡을 나누어주어 맛있게 먹었다. 수필 낭송에는 호성희 수필가가 낭랑한 목소리로 잘 낭독해주어 재미있게 들었다. 여행수필을 낭송하는데 본인이 방귀를 뀌었다는 이야기인데 참 코믹한 수필이어서 웃음이 나왔는데 참느라고 혼이 났다.

 기념식이 끝나고 단체로 기념촬영을 한 다음, 그간의 활동내용을 담은 영상자료를 방송했다. 지난 3년 동안의 자취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라 생각되어 보람이 느껴졌다. 식사시간이 되었다. 나는 따뜻한 수프와 미역국, 야채샐러드 그리고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남편에게 “오늘 내가 제일 기분 좋은 일이 무엇인지 아나요?”하고 물었다. 남편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당신이 사회를 그렇게 멋지게 볼 줄 미처 몰랐다.”고 했더니 남편의 얼굴이 불그레해진다. 집에 도착하자 우리 부부는 소파에 앉아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남편은 사랑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 옆으로 바짝바짝 살며시 오더니 내 무릎을 베개 삼는다. 젊은 시절이야 늘 있는 일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드물게 있는 일이다. 그 이유는 방금 차안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그런 것이리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더니 우리에게는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게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 많은 사람 중에서 나처럼 누가 남편에게 사회를 잘 보았다고 칭찬을 했겠는가?  

                                                (201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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