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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백남인
작성일 2019-11-13 (수) 03:57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328      
내 생활송의 숫자 100
내 생활 속의 숫자 100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 남 인







         

 사람들은 숫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몇 시에 일어나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밥 먹고 출근하며, 몇 시에 귀가하는 지’ 등 하루 일과가 모두 숫자로 이뤄진다. 그 뿐인가? 전화번호, 차량번호,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은행 계좌번호 등 숫자와 관련이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주변에는 어떤 숫자, 예를 들면 1, 3, 5, 7, 10, 12, 90, 100과 같은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1등, 100점 등 최상이나 완전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쩐지 안정감이 느껴지는 3, 5, 10, 12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7과 같은 행운이 찾아오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사람, 90처럼 희망을 비춰주는 숫자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가하면 싫어하는 숫자도 있다. 예를 들면 4, 13과 같은 숫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4’는 ‘죽을 사(死)’자를 떠올려 기분 나빠하는 사람, ‘13’은 어느 종교와 관련지어 막연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라는 발음을 꼭 그렇게만 생각하기 전에 ‘의사, 간호사, 박사, 교사,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우리가 부러워하는 직업에 ’사‘자가 얼마나 많은가? 매월 한 번씩 들어있는 13일, 그날 꼭 불운하기만 하던가? 아무렇지도 않지 않은가?    



 어떤 사람은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있지도 않고 거기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나도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도 모르게 100이라는 숫자가 나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에 은연중 영향을 준 듯하다.  



 난 ‘백문불여일견, 백견불여일각, 백각불여일행(百聞不如一見, 百見不如一覺, 百覺不如一行)’이라는 말을 특히 좋아한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고,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깨닫는 것만 못하며, 백 번 깨닫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현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또 강조했던 말이고, 지금도 좋아하는 말이다. 여기서 ‘백문, 백견, 백각’은 숫자 개념이 아니라 ‘여러 번’이라는 의미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것 보다 깨닫는 것보다는 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뿐이다.  


 존경받는 교육자란 ‘잘 알고 잘 행하고 잘 알게 하고 잘 행하게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퇴직 후 일상생활에서도 재직 시처럼 자기 양심과 남의 이목을 의식하여 몸소 실행하는 것을 위주로 살아가려고 최대한 힘쓰고 있다. 교직 출신자들에게 주어진 해묵은 올가미라고나 할까?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白里者 半九十里)’라는 중국의 속담을 좋아한다. ‘백리를 가는 사람, 구십 리를 오고 나서도 반절밖에 안 왔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시작을 해놓았으니 어떻게든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끝마무리를 느슨하게 해도 괜찮다는 말로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말은 ‘결단을 빨리 내려 시작을 서두르도록 하라’는 뜻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성이 백가(白哥)일 뿐인데 100이라는 숫자의 암시를 받아 100%를 이루어내려는 의욕을 품은 때도 있었다. 무언가 시작하면 100점을 얻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막연한 욕심이 발동한 때도 있었다. 100점을 얻지 못하면 불안해하고 무엇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까 괜한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어찌 보면 난 100이라는 숫자의 맹목적인 노예이기도 한 것 같다.  



 요즘 ‘백세시대’를 노래하는 가요도 있는데, 막연하나마 100세까지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들도 주변엔 더러 있다. 나의 예상수명을 계산해보니 그에 훨씬 못 미치므로 거기엔 기대밖이다. 그저 사는 날까지 건강에 관한 상식을 지키려고 노력할 따름이다.

 사람들은 완전을 의미하는 100%가 연상되어 100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100이라는 숫자 개념에 따른 목표달성 100%, 시험성적 100점, 기대수명 100세 등을 목표로 암암리에 노력을 기울이고들 있는 듯하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올리는 사람도 많다.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고 성공감을 만끽하며 행복감을 맛보며 보람 있는 삶을 살면 좋겠다.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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