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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최인혜
작성일 2019-04-14 (일) 19:28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25      
산호반지와 그리움
산호반지와 그리움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최인혜



                                                 

                                     

 가을이 한층 깊어진 11월 초순, 아파트 주변 숲길을 홀로 걸었다. 벌써 올해가 저물어 잎들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계절이다.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발산하듯 단풍잎들이 부는 바람에 우수수 날리는 길섶에는 빨강, 노랑, 주홍 등 색색의 낙엽들이 몰려 있다. 떨어진 잎들은 바람에 이리 저리 쏠리며 사그락거린다. 어쩌면 마지막 가는 길을 피하고 싶은 몸부림일까?

 산책길에 널린 낙엽을 보다가 유난히 아름다운 색깔을 자랑하는 잎새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처연하게 붉은색은 아니지만, 화사하게 붉다고 해야 할 그런 낙엽이다. 단풍잎이 낙엽으로 질 때는 대개 끝이 오그라들면서 찬연한 색을 잃고 떨어지는 데, 그 단풍잎은 마치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는 귀부인처럼 그 모양과 고운 색을 잃지 않고 떨어져 부는 바람에도 의연함을 지니고  있었다.

 눈에 익숙한 붉음, 어딘지 친근감이 드는 그리운 색을 띈 고운 단풍잎에 마음이 쏠려 주워들었다. 어찌하여 눈에 익을까, 생각하다가 내 손가락에 끼어있는 산호반지의 색과 퍽 비슷하다는 걸 발견했다. 그랬다. 늘 내 손가락에서 보던, 내가 늘 그리운 마음으로 들여다보던 산호반지의 색깔이어서 내 마음이 쏠렸던 모양이다. 산호반지의 아련한 붉은 색, 내 아버지의 색이어서 좋다.                                                                                                                                                  

 벌써 30년도 더 지난 1987년 어느 여름날, 아버지가 내게 선물하신 그 멋진 산호알을 넣어 만든 반지. 항상 내 손을 떠나지 않고 내 그리움으로, 때로는 눈물이 되고 슬픔으로 돋아나기도 하는 반지 색이어서 그렇게 눈에 들어왔고 반가웠던 것같다.

 전주3670지구 로타리총재로 봉사하시던 아버지가 해외여행으로 중국경유 서유럽과 미국LA를 여행하시던 중에 중국에서 산호 팔찌가 눈에 들어 내게 주려고 사오셨다고 하셨던 산호. 그때 나는 처음 보는 붉은 색 산호팔찌에 영혼이 홀리듯 매료되었다. 예쁜 팔찌였지만, 화사한 산호팔찌를 차고 학생들 앞에 서야 하는 교사의 입장이어서 생각 끝에 반지로 알 2개, 목걸이로 알 3개를 넣어 새롭게 세팅을 했다.

 그렇게 반지와 목걸이로 만들어 지니고 다니는 걸 본 동료들은 신비한 색깔을 자랑하는 산호반지의 화사하지만 깊은 여운을 보며 퍽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붉은색이면서도 유난스럽게 튀지 않고, 은근한 열정이 숨어있는 듯 마음을 끌어들이면서도 평안하게 해주는 산호반지는 내 손가락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래도록 나를 지키는 수호천사였다.

 마음이 울적할 때는 날 위로했고, 살다가 답답할 때는 아버지에게 말하듯 반지를 보며 마음을 달래거나 그리움을 다독였다. 습기를 빨아들이듯 줄여주는 산호가 내 외로움의 친구가 되어주고 내 눈물을 거두어 주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한다.



 산호는 그 모습이 꽃이나 나뭇가지처럼 보이지만 식물도, 광물도 아닌 산호충강 산호과에 속하는 자포동물이다. 말미잘, 해파리, 히드라와 친척 사이로 모두 자포동물에 속한다. 산호충은 입 부분에 있는 수없이 많은 촉수를 이용하여 먹이를 잡아먹는다. 이들 촉수를 폴립(polyp)이라고 하며 전 세계에 분포하는 6,000여 종의 산호들은 폴립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색을 지닌다.


 태평양 연안을 비롯하여 알제리, 모로코 등 지중해 연안에 많은 편이며, 특히 빨간 산호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제노바, 코르시카섬에서 많이 생산된다. 산호는 또한 바다 생물들의 보금자리로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산호초 군락지역의 바다는 세계 각지의 다이버들을 불러들이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며, 어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황금어장이다. 또한 산호의 딱딱한 각질은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산호는 비중이 2.7 경도가 3.5로, 보석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것 중 약한 편에 속해 제작과 착용할 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산호는 산과 유지에도 약하여 금방광택이 줄며 손수건으로 문질러도 광택이 떨어지고 손에 묻어있는 지방 성분에도 영향을 받고, 불에 닿으면 검게 타므로 불을 조심하고 뜨거운 물에도 담그지 말고 초음파 세척이나 증기세척도 절대 안 되며 오로지 따뜻한 비눗물로 세척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설거지를 하거나 손을 씻을 때는 반지를 빼서 주머니에 넣고 불편을 감수하며 아끼고 있다.

보석으로서의 산호는 동양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목걸이, 커프스 버튼, 넥타이 핀 등으로도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부부의 금슬을 좋게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있어서 결혼할 때 비녀, 단추, 노리개 등의 한복 장신구로 많이 이용되기도 한다.



 아버지의 선물인 산호반지와 닮은 색깔의 단풍잎을 보다가 문득 그리움이 솟구쳐 눈물이 핑 돌았다. 이 나이가 되어도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문득 그립고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그리움과 슬픔을 어쩌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어머니이거나 할머니로서 살기보다는 당신들의 딸로 살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른다.

 

◉ 자포동물: 몸 가운데 입과 항문역할을 같이하는 구멍이 있으며, 그 주변에 촉수가 빙 둘러 나있고, 촉수 끝에서 ‘자포’라는 독이 있는 쐐기 세포를 가지고 있다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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