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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박용덕
작성일 2019-04-05 (금) 14:38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45      
그 나이면 다들 그래
그 나이면 다들 그래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 용 덕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인생이란 무엇인가? 청춘은 즐거워. 피었다가 시들면 다시 못 올 내 청춘….” 평생을신나고, 즐거운 청춘으로 지낸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런데 人生이란 단어를 파자하여 보면 사람(人)은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하고, 生은 소(牛)가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는 격이니, 사람이 살아가자면 네 발 달린 소가 좁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듯 위험과 고난이 따르니 조심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흔히 하는 말로 내 몸둥아리도 내 것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정녕 내 것이라면 '아프지 마!' 하면 안 아파야함에도 말을 듣지 않고 아프기 때문이다. 그토록 싫어해도 사람을 괴롭히는 질병의 가짓수가 12,000여 종이 넘는다 한다.

 나 역시 그 많은 질병을 피할 수는 없었는지 1996년10월쯤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밥을 먹는데 엄지손가락이 떨리는 것이었다. 일시적인 현상이려니 하며 며칠이 지났는데도 좋아지지 않았다. 피곤하면 증상이 더 심한 것을 느꼈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나 아침밥을 먹는 중에 아내가 물끄러미 쳐다 보더니 손가락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자 당장 병원에 가잔다. “내장 장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상을 입은 것도 아니니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것.”이라는 내 말에 아내도 수긍하였다.

병은 하나인데 약은 수없이 많았다. 별스러운 것을 다 먹기도 했다. 꿩 알을 어린애 오줌에 15일을 담가두었다가 세 알 씩 하루에 세 번을 먹기도 했다.  비위가 상할 정도를 넘어 구역질이 나왔지만, 혹시나 하고 1개월을 먹었다. 그뿐 아니다. 보리 새싹의 즙을 내서 먹기도 했는데 그것 역시 무척 비위가 상했다. 소문난 명의가 있다는 원주, 서울 광희문, 구례, 하동, 청학동 등도 다녀보았다. 소용이 없었다.

다음에 찾은 곳은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K대 한방의료원이었다. 고가의 약을 6개월을 먹었다. 그러나 아무런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병명조차도 몰랐다. 담당의였던 원장한테 “알코올 중독인 줄 알았더니 아닙니다.”라는 말 만 들었을 뿐이다. 2년이나 허송세월을 한 것이다. 증상은 점점 나빠져 가는데 민간요법으로는 효험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998년 9월에 모 대학병원을 찾았다. 입원까지 하면서 진단한 결과는 파킨슨병이라고 했다. 병명도 생소하려니와 치료할 수 없는 난치병이라는 말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집에 와서 백과사전을 찾아 보았다.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전신마비에 관한 소고에서 처음 기술되었다. 뇌 흑질에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되는 질병인데 증상은 손떨림. 근육경직, 좁은 보폭, 자세 이상, 동작 완만 등이 나타난다고 되어있다. 이 병에 걸린 사람 중 유명인은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복서 무하마드 알리, 정치인 덩샤오핑,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배우 오드리 햅번 등이다. 우리나라에도 환자수가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알리 같은 경우는 머리에 너무 충격이 심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의 경우는 그네에서 추락한 일과 다섯 번의 교통사고로 병을 얻은 것이 아닌가 싶다.


 병명을 알았을 당시 50대 초반인 나로서는 너무 가혹한 벌이라는 생각이 들자 아무런 의욕이 없어지고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을 생각하니 살고 싶지도 않았다. 주변의 어떠한 위로의 말도 듣기 싫었다. 자살까지도 생각해 보았지만 나는 편할지 모르지만, 부모 형제와 자식들에게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하니 그것 역시 실행이 어려웠다, 그렇게 실의에 빠져 한 달 정도를 지내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병에도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약을 잘 쓰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말씀에 희망을 걸자고 마음을 다짐했다. 병원 처방전에 따라 꾸준히 약을 먹고 파킨슨 환자들이 하는 운동을 하면서 13년을 지냈다. 물론 직장은 그대로 다녔다. 2004년 9월에 명예퇴직을 하고,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5년간 개인회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병을 핑계로 퇴사를 했다. 근무당시는 정상인과 다름없이 열심히 근무했었다. 그러나 약을 먹어도 처음보다 증상이 많이 나빠졌다. 특히 손떨림이 심했다. 병원에서 진찰 때마다 뇌심부자극술 수술을 권유했다. 이 수술은 머릿속에 전극을 설치하여 파동을 보내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몰라도 수술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병원을 옮겼다.

지금은 8년 전부터 S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는다. 그런데 5년 동안 약의 증‧감이 없다. 이는 그동안 증상이 나빠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의사 선생님은 나 같은 경우는 매우 양호한 편이라는 판정을 한다. 나와 처음 병원에서 만났던 환우들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들리는 말로는 보행이 어려워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정도로 진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일까? 약 처방을 잘한 것은 물론이고 병원 내적으로 신경과와 신경외과가 협진이 이루어져 파킨슨 센터를 개소해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하게 된 때문이다. 또한, 서울은 각종 모임이 있을 때 가고, 전주의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반으로 일주일에 하루 강의를 받으러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구례 시골집에서 온종일 움직이며 활동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은퇴 후 서울에서만 지내는 것은 지루할 것 같고, 의사의 권유대로 많이 움직이라는 말을 따르기 위해 시골에 텃밭이 있는 농가주택을 산 것이 잘한 일인 것 같다.

은퇴 후 내 손으로 집수리도 하고 화단도 만들고 텃밭도 일구어 바쁜 나날을 보내며 틈틈이 글도 쓴다. 조그만 텃밭이지만 우리 내외와 아들‧ 딸 3남매네 김장배추는 내가 가꾼 배추로 5년을 충당해 왔다. 그 텃밭에는 지금 고추, 가지, 오이, 호박, 아욱, 상추, 열무, 시금치, 곰보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 이처럼 서울, 전주, 구례를 오가며 분주히 일한 덕에 환자라는 생각을 잊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단 하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 든다고 했더니 아내가 “그 나이면 다들 그렇다는데요?” 하며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2019.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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