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골 물을 끌어간 마산면 하사리(下沙里)는 본디 이름이 사도리(沙圖里)이다. 한국 풍수지리설의 할아버지라 할 도선(道詵?827∼898)국사가 열다섯 나이에 머리를 깎고 지리산에 들어가 글공부를 할 때 어떤 사람이 모래를 모아 풍수지리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당시 사도리는 섬진강물이 드나들어 모래밭을 이루고 있었는데 도선이 이 모래로 산수지리의 그림을 배웠다고 해서 '사도리'가 되었다고 전해오는 곳이다.
이 동네는 해주오씨와 영천이씨가 주로 사는 60호가량의 상사마을과 전주이씨?경주이씨?재령이씨?봉성장씨 등이 사는 1백호가량의 하사마을로 나뉘어 있다.
특히 상사마을은 86년 상주인구조사결과 80세이상의 노인이 많이 사는 '장수마을'로 나타나 기념비가 섰으며 이 동네 샘물이 좋기로 이름나 있다. 구만들과 경계를 짓는 '배치재'를 '배틀재' 또는 '배들이재'라고 부르는데서 알 수 있듯이 옛날 섬진강에 배가 드나들 적에도 하사동네곁 '배들이 재'밑에 배를 댔다.
구만들 동쪽 섬진강 하류의 협곡에 '석주관'(石柱關)이 있다. 구만들을 청학동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이 석주관을 청학동에 이르는 석문(石門)으로 보는 터이지만 예부터 하동(河東)포구에서 남원(南原)을 거쳐 전라도 중심을 들어가려면 이 좁은 목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군인을 비치해 두는 관방으로 쓰였다.
가파른 지리산 자락과 백운산 자락이 맞닿은 사이로 물길이 흐를 뿐 전혀 들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이곳은 백제와 신라때도 싸움터로 쓰였을 것이지만 특히 정유재란때 이곳은 수많은 의병이 피를 흘린 곳이다. 정유재란전에 쓰여진 ≪동국여지승람≫에 이르기를 <구례현의 동쪽으로 25리 되는 곳에 석주관이 있으며 남쪽과 북쪽이 모두 큰 산이고 가운데에 큰 강이 흐른다. 고려말기에 왜구를 막기 위해 진을 설치했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단지 성터만 남아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에는 710미터가량의 산성흔적이 남아 있어 91년 도지정 문하재로 지정했다.
물론 조경남(趙慶南)이 쓴 ≪난중잡록≫에는 <석주관에는 예부터 성의 흔적이 있었는데 임진년에 전라도 방어사 곽영이 조방장 신호(申浩)와 구례현감 이원춘(李元春)으로 하여금 성을 쌓게하고 군사를 거느려 지키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석주관을 표현할 글중에 곡성현감 김희채(金熙采)의 상소문이 실감있다.

<영?호남의 목덜미로서 긴 강을 띠처럼 두룬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사이 계곡은 남해와 노량으로 통할 수는 30여리되는 험한 길입니다. 구례에서 이 골짜기를 따라 하동에 이르는 길목에 '석주'라는 곳이 있으니 이곳은 하늘만이 겨우 빠끔히 한사람과 말 한필이 지날만 합니다. 아래로는 강이 흐르되 비탈이 심하고 강은 이곳저곳에 여가 들쑥날쑥있어서 비록 어부라 할지라도 배를 버리고는 근접할 수가 없습니다. 이곳 석주관은 이미 적이 이르는 주요길목으로 알려져 있으니 반드시 군대주둔지로 정해 근심에 대비함이 옳을 것입니다. ?? ?? ??>

석주관은 임난때 이미 방비성으로 쓰였지만 큰 격전은 7년뒤인 정유재란때 있었다.
9월 첫 싸움에 구례출신 왕득인(王得仁?1556∼1597)이 죽고 11월 그의 아들 왕의성(王義成?1574∼1641) 이정익(李廷翼?1571∼97) 한호성(韓好誠), 양응록(梁應祿), 고정철(高廷喆) 오종(吳琮?1562∼97) 등 수십명이 참가했다. 이때 화엄사 스님들도 153명이나 가담했다.
1804년 정부는 이들 7명을 의사로 표창 증직을 주었다. 이어 그 자리에 남전사(藍田祠)라는 사당을 지어 제사 했으나 고종때 훼철되어 1902년 다시 영모제(永慕齋제)란 이름으로 제당이 건립되었다. 1942년 일제에 의해 다시 훼철되었다가 광복후 설단되고 1963년 사적 제106호로 지정되었다.
이 석주관은 구만들의 동쪽 어구 동네 파도리와 연곡사 계곡인 피아골 중간 골짜기 한수내(寒水川)란 곳에 있다. 지금은 이곳을 송정리(松亭里)라고도 하지만 일제 중기까지는 이곳에 소금배가 드나들었다. 소금장사를 했던 한도권(韓道權??∼1933)이란 사람은 천석군의 부다가 되어 간전면 중평리로 옮겨와 살았다. 배가 들어 다닌 탓으로 3?1만세이후에는 이곳에 연초조합 창고가 들어서기도 했다.
이곳에 큰 신작로가 난 것은 1916년의 일로 이때부터 점차 '한수내'에 상선이 닿는 것은 줄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