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이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지리산 청학동을 보신 일이 있으십니까" 겸암선생이 말하기를 "어찌하여 묻는가" 고산이 답하기를 "내가 취택하고자하는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선생께서 조롱하여 말하기를 "후세 주인을 기다리는 자리인데 용열한 사람이 비록 발견했다한들 어찌 감히 뜻을 둔단 말이요. 자미복덕의 별빛이 길이 비치는 가운데 만산의 정기가 모두 모아진 곳이라 동국 조선땅에서는 으뜸되는 자리요. 장상과 도덕군자가 무수히 나올땅이니 신선이 아니면 어찌 감히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운이 돌아올 때가 아직도 멀었다." 고산이 말하기를 "대저 요즘 피난할만한 땅은 내가 비록 불민하지만 몇곳 길성이 비치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 ?? ??(생략)
"호남지방의 명승지를 지리산 남쪽 기슭에서 찾았다. 청룡백호가 서로 싸우는 듯하고 석문이 성을 이뤘고 밖깟 안산이 백운산 삼봉이 되어 임좌(壬坐)에 있다. 다섯 성(姓)이 발복할 곳이다. 역시 조선에서 으뜸가는 자리이다. 구례 만수동(萬水洞)이 가까운 금장(錦帳)사이에 있고 장성이 비치는 자리로 木?火姓이 살곳이다.
앞에는 큰강이 돌아 흐르고 뒤에는 높은 산이 솟아 있으며 왼쪽에 좁은 골짜기가 있고 오른쪽에 넓은 동네가 있으니 용두(龍頭)마을로 간방의 숲?봉우리을 주인으로 삼는다. 삼대봉 앞에 봉산(鳳山)동네가 있고 상?중?하臺(대)가 분명하다.
상대는 조(趙), 정(鄭), 양(梁)씨의 것이고 중대는 이(李), 유(兪), 유(柳), 최(崔), 윤(尹), 임(林)씨가 크게 발복할 자리이며 하대는 김(金), 박(朴), 오(吳), 고(高), 성(成), 강(姜), 안(安)씨가 크게 부자될 자리이다. 이 삼대는 문무, 도학, 군자가 대대로 끊기지 않을 땅이요. 오천년간 복록이 다하지 않을 자리이다. ?? ?? ?? >

구례 구만평에 대해 언급한 또하나의 책은 ≪옥용자유산가(玉龍子遊山歌)≫라는 한글?한문 혼합형 가사체 풍수지리서이다. 옥룡자 도선이 한글을 썼을 턱이 없으므로 후세에 누군가가 만든 것이리라.

<금반옥호형은 구례지경 머지않다.
그 안의 삼대혈은 두류산의 혈이 있다.
해룡십절이 좌우로 회포하여
용호가 중중하고 쌍락산이 주인되니
교검형과 제좌안이 혈재 평지하였구나.
충전자기 금성체는 속아니야 모르리라.
어쩌다가 얻어 쓰면 당대에 발복하여
삼십대 재상나고 왕비가 병출하리
두루 다 구경하고 구례로 넘어가니
두류산 지진처에 옥토전량 하였구나
구만리 높은 산이 구만대천 배합하니
성곽이 견고하여 완복지지 되었구나
그 아래 오봉지소 음양택이 구길하다.
문장재사 많이 나니 호남의 명승지라?? ?? ??>

이밖에 널리 알려진 감결중에서 구례 구만들은 꼬집어 말한 책은 없지만 구례 용두리에 살고 있는 이용근씨의 ≪청학동 무학결≫에도 꼬집어 구례 구만평이 청학동이라는 대목도 없고 다만 그가 가지고 있는 <청학동 무학도>에만이 구례 구만들로 볼 수 있는 오봉산(五鳳山)이 표기되어 있다. 이씨가 가지고 있는 ≪청학동 무학결≫과 비슷한 ≪무학선사 청학동결≫이란 것이 있다. 물론 ≪옥룡자 청학동 비결≫이란 책도 그 내용이 엇비슷하다. '무학선사 청학동결'의 내용을 소개한다.

<내가 방장산 청학동을 유람할 적에 초숙하기를 수삼일하여 밤에는 천문을 보고 낮에는 산세를 보고 감탄하였다. ?? ?? 주산이 감싸 명당을 만드니 성군의 상이다. 안산은 거듭거듭 나열하여 군신의 모습이다. 이치로 말한 즉 성제와 명왕과 충신달사가 대대로 나오고 창고와 문창이 특히 일어서도록 방위를 갖췄다. 운이 돌아오면 문장?명필?달인?현사가 무수히 나오고 부귀공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좋은 우물이 안에 있고 노인성이 하늘에 보이니 사람마다 백살을 살 땅이요 오래 사는 사람은 백오륙십살까지 살겠다.
복덕별이 좌우에 서 있으니 효자 도학자가 대대로 나올 것이요. 청학의 좌의 날개 밖으로 청용백호가 감싸고 있으며 수구가 들어오니 밝은 기운이 감응한다.
집집마다 사람마다 본손은 말할 것 없고 외손도 가히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만약 운이 돌아오지 않아도 그럴 것이다. 개벽운이 따로 있다. 一一人이 셋으로 합해지고 一止할 때이다. 인미토주(寅未兎走)의 해가 그때다. 여기에 자손을 심을 자는 누구인가.
정?김이 먼저 들어와 터를 잡고 10년 뒤에 이?오?윤이 들어오고 맨뒤에 36姓이 들어와 모두 크게 번질 것이다. 그밖에도 여러 성씨가 번성할 땅이니 어찌 아름답다 말하지 않으랴. 우리나라에서 첫째가는 터이다. 질병이 들지않고 흉년이 없으며 전쟁이 없을 땅이니 어찌 이같은 명당이 있으리요.
선학출곡(仙鶴出谷)의 터는 이씨에게 좋고, 학배취적(鶴背吹笛)의 터는 강씨에게 좋다. 선학포란(仙鶴抱卵)형국은 정씨에게 좋고 옥등괘벽(玉燈掛璧)은 천씨에게 좋다. 우와학림(牛臥鶴林)은 황씨에게 좋고 청학하전(靑鶴下田)은 서씨에게 좋다. 학하옥구(鶴下玉拘)는 노씨에게 좋고 노장고모(老獐顧母)는 김씨에게 좋다. 응하수치(鷹下遂雉)는 방씨에게 좋고, 학명성문(鶴鳴聖聞)은 권씨에게 좋다.
13성이 먼저 들어가 크게 발전하고 조?최 등 23성의 사람들도 크게 번창한다.
산모양이 목체이며 머리를 들어 학의 형국을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청학동'이라 한다.
백운 세봉으로 앞산을 삼되 子坐향으로써 壬子터를 삼고 목성은 수가 터가 되고 수성은 숲으로 터를 삼는 법이니 36성이 모두 정한 터자리가 있다는 이치를 잊지말라.
혹 지혜로운 자와 부자가 있어도 각각 그 재물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고 가난한 자는 재물이 없어서 들어오지 못한다. 비록 들어오고자 하나 안내자를 만나지 못해 오지 못하고 어리석은 자도 들어오지 못하며 의심이 많은 자도 들어오지 못한다.
덕과 선을 쌓은 사람이 아니고 어찌 이 산에 들어와 살 수 있겠는가.>

≪옥룡자 청학동 비결≫이라는 것도 앞서 밝힌바와 같이 <무학선사의 청학동결>이나 거의 같은 내용으로 '우리나라에 세 명지가 있으니 그 첫째가 청학동으로 좋은 운세가 천년을 가고 천수를 누리며 ?? ?? ??'로 시작하고 있다. 그 자리는 '북쪽을 머리로 동쪽이 높고 남쪽에 백운산의 세 봉우리가 솟아 있다. 서쪽에 낮고 둘레가 40리가 되며 석문으로 막혀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결록도 유씨, 강씨, 이씨 등의 터를 밝히고 황학소리가 하늘을 울릴 때 때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